양조위 배우 인생 40년.."연기자 직업 즐길 시기.. 한국 작품 도전하고파"

권이선 2022. 10. 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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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 찾은 량챠오웨이
해피 투게더·화양연화·무간도 등
출연작 6편 직접 골라 특별전 개최
BIFF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
"한국영화 등 K콘텐츠 열풍에 기뻐
팬에 보여주고픈 역할 아직 많아
송강호·전도연과 같이 연기했으면"
“40년 연기인생 초반 20년이 배우는 시기였다면, 최근 20년은 배운 것들을 발휘하는 시기였습니다.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서 스트레스 안 받고 연기자라는 직업을 즐길 수 있는 단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젊은 시절 도전할 수 없었던 나이 든 역할들, 지금에서야 도전할 수 있는 역할들을 소화하고 싶습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배우 양조위가 6일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04년 이후 18년 만에 부산을 찾은 양조위는 전날 열린 개막식에서 팬들 환호 속에 레드카펫을 밟았다. 연합뉴스·뉴스1
불혹이 넘는 연기인생 동안 ‘비정성시’, ‘중경삼림’, ‘해피 투게더’, ‘화양연화’, ‘무간도’ 등 숱한 명작을 남긴 홍콩 배우 양조위(량챠오웨이). 6일 부산 해운대구 KNN시어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명배우는 “여전히 보여주고 싶은 역할들이 많다”며 “앞으로는 연쇄살인마 같은 악역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고 회견장에 등장한 양조위는 특유의 미소를 머금은 채 차분히 영화 철학을 풀어냈다.
양조위는 전날 진행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최고의 스타였다. 그가 레드카펫을 밟자 현장에서는 가장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양조위는 이날 한 해 동안 아시아 영화산업과 문화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영화인에게 수여되는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까지 수상했다. 양조위는 “상을 받게 돼 매우 영광스럽다”며 “성대한 행사에 참여한 것이 오랜만이어서 레드카펫에 오를 때 긴장을 많이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양조위가 부산을 찾은 것은 2004년 ‘2046’이 개막작에 선정돼 방문한 후 약 18년 만이다. 양조위는 “좁은 길에서 작은 무대를 세우며 진행됐던 과거와 달리 성대한 개막식을 보며 변화를 실감했다”며 “그러나 18년 전 길 양쪽에서 신발이 벗겨지도록 환호해주고 인사해주던 부산 팬들의 열정은 여전했다”고 말했다.
“40년 세월 동안 동시대 어떤 배우와도 비할 바 없이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에 출연했고, 세계 영화사에 남을 걸작들을 남겼다. 한 배우가 성취할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줬지만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배우.” 이날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평가처럼 양조위는 여전히 대스타이지만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더 꽉꽉 눌러 담으며 연기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첫 아시안 히어로물인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그는 한국 영화계에 대한 깊은 관심도 표현했다. 양조위는 “한국 영화 인기를 보며 기뻐했고, 저 역시 K-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저는 20년 전부터 한국을 방문했고, ‘8월의 크리스마스’, ‘올드보이’ 등을 즐겨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송강호와 전도연 팬이어서 기회가 된다면 같이 연기해보고 싶다”며 “언어 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한국 작품에도 도전하고 싶다. 더 다양하고 많은 관객에게 제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깊이 있는 연기 비결에 대해 양조위는 “저는 캐릭터를 준비할 때 많은 시간을 들인다. 참고 서적을 읽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 비슷한 사람을 찾아 모방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 캐릭터를 소화할 때 보통 준비 시간을 3개월 정도 들인다”고 설명했다.

양조위는 이번 영화제에서 2000년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화양연화’를 비롯해 ‘무간도’, ‘해피 투게더’, ‘2046’ 등 자신이 직접 고른 출연작 6편을 들고 특별전 ‘양조위의 화양연화’를 진행한다. 이 중 ‘해피 투게더’와 ‘화양연화’, ‘2046’ 등 세 작품은 리마스터링 필름이고 ‘암화’는 국내 처음 소개돼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특히 그가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2046’은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다. 양조위는 “다양한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각기 다른 장르를 골라봤다. 6편 중에 되게 좋아하는 왕가위 감독님 작품도 있다”며 “보여드리고 싶은 작품이 많았는데 아쉽게 6편만 고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그간 한국 방문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앞으로는 자주 방문해서 한국 팬들과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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