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누리, 우주 대항해시대 열었다
지난 8월 26일, 지구로부터 약 124만㎞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다누리'가 지구와 달을 함께 촬영한 사진을 보내왔다. 우리나라 최초로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 촬영한 사진이었다. 2022년 8월 5일 오전 8시 8분에 미국 플로리다의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 다누리는 목표한 궤적대로 달을 향해 나아가며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탐사 시대를 열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지구 주변에서 운영하는 인공위성을 꾸준히 연구 개발해 세계적 수준의 위성 개발기술을 보유해 왔다. 그 노하우와 기술이 다누리 개발의 기반이 됐다. 다만 지구 600~3만6000㎞ 이내의 저궤도와 정지궤도를 넘어선 우주 탐사선 개발은 처음이다보니 예상치 못한 중량 증가로 인한 개발 기간 지연, 새로운 달 전이궤적 설계 등의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연구진의 숱한 고민과 노력 덕분에 어려움을 하나씩 극복해가며 심우주탐사선 개발능력과 심우주 관제를 위한 기술과 인프라도 확보하게 된 것도 큰 성과였다. 또한,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 해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수행되는 대표적 국제협력 우주개발 프로젝트로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다누리에 탑재된 6기의 탑재체 중 5기를 국내 기술로 개발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고해상도카메라(LUTI)를 비롯해 광시야편광카메라, 자기장측정기, 감마선분광기, 우주인터넷 성능 검증기의 임무 장비는 국내 정부출연연과 대학교에서 개발했다. 달 극지방에 있는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할 수 있는 NASA의 섀도우 캠(shadowcam)도 실려 있다. 섀도우캠이 보내오는 자료는 2025년을 목표로 달 유인착륙 계획 '아르테미스'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다누리가 일단 성공적으로 발사되었지만 발사 후 탄도형 달 전이궤적(BLT 궤적)을 통한 장기간·장거리 이동 후 달 궤도 도착, 임무궤도 진입, 진입 후 모든 탑재체들의 시험검증, 그리고 1년 간의 운영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다누리를 통해 확보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통해 장·단기적으로 얻어야 할 구체적인 성과가 무엇인가에 대한 숙제 또한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우주탐사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막대한 예산과 전문인력을 장기간에 걸쳐 투입해야 하므로 그 필요성에 대해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다누리가 최초로 달에서의 임무를 완수했을 때 기대되는 유·무형의 성과들을 토대로 가까운 미래에 모든 국민이 우주탐사에 대해 공감하고 그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경제적·문화적 결실에 관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지난 70년대 이후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자동차나 선박, 반도체를 만들어 현재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핵심동력으로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탐사를 통해 달이나 화성 등 우주에서 향후 어떠한 먹거리를 어떻게 창출한 것인지에 대한 보다 진지한 논의와 100년 뒤를 생각한 종합적인 청사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더 먼 우주를 향한 대한민국의 첫 발걸음이 다누리로 시작됐다. 다누리가 달 궤도에서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게 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달 탐사에 성공한 나라가 된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달을 향한 탐사는 15세기에서 16세기에 걸쳤던 대항해 시대 또는 자원의 서부개척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당시의 시대를 어떻게 보냈는가에 따라 오늘날 많은 국가들의 부침이 결정되었다. 앞으로는 우주로 진출해 스스로 우주 영토를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국가들만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해 미래 우주시대를 이끌어 갈 것이다.
다누리를 통해 획득하게 될 7번째라는, 행운을 가져다준다고도 여겨지는 이 단순한 숫자가 우리의 후손들이 풍요로운 미래를 누릴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산학연과 정부부처가 각자의 장점과 역량을 꾸준히 결집하여 국민 지지를 바탕으로 한 마음으로 같은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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