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背水陣 <배수진>

박영서 2022. 10. 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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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배, 물 수, 펼칠 진.

물을 등진 채 진을 친다는 뜻이다.

이에 한신은 물러나는 척하며 성 밖의 강을 등지고 진을 쳤다.

항우(項羽)가 진(秦)나라를 치러 장하를 건넌 후 배를 부수고 솥을 깨뜨렸다는 데서 나온 고사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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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배, 물 수, 펼칠 진. 물을 등진 채 진을 친다는 뜻이다. 뒤에 강물이 흐르니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싸움에 져서 죽든지 강물에 빠져 죽든지 죽는 것은 마찬가지다. 결국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우게 된다. 그러다 보면 돌파구가 생긴다.

사기(史記)의 '회음후(淮陰侯) 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회음후는 회음(淮陰)지역의 제후인 한신(韓信)을 말한다. 기원전 204년, 한신은 유방(劉邦)의 명령으로 조(趙)나라를 공격했다. 병력은 불과 2만명에 불과했다, 반면 조나라는 20만 대군이었다. 조나라 군대는 성 밖으로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장기전을 펼쳤다. 한신의 군사들은 점점 지쳐갔다. 이에 한신은 물러나는 척하며 성 밖의 강을 등지고 진을 쳤다. 후퇴하는 적군을 보고 사기가 오른 조나라는 성 문을 열고 나와 공격을 시작했다.

퇴로가 없는 한신의 군대는 결사적으로 싸웠다. 이 때 성 부근에 매복해 있던 한신의 다른 군사들이 기습적으로 성 안으로 진입해 성을 점령해 버렸다. 한신은 승리했다. 승전 축하연이 벌어졌을 때 부하 장수들이 한신에게 물었다. "장군께서는 강을 등지고 싸웠는데(背水陣), 이것은 어떤 전법입니까?" 한신은 답했다. "사지(死地)에 두어야만 필사적으로 싸우는 것이다. 그래서 강을 등지고 진을 쳤다."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것이 '파부침주'(破釜沈舟)다. 밥 지을 솥을 부수고, 돌아올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이다. 결사항전의 정신으로 싸워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는 자세를 비유한다. 항우(項羽)가 진(秦)나라를 치러 장하를 건넌 후 배를 부수고 솥을 깨뜨렸다는 데서 나온 고사성어다. 배도 없고 솥마저 없어진 병사들은 결사적으로 싸워 진나라 부대를 궤멸시켰다.

한국 경제가 초대형 복합위기를 맞고 있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의 이른바 '3고(高)'에 짓눌리면서 벼랑 끝에 몰려있다.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배수의 진을 치고 파부침주하는 비장한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죽기를 각오하고 맞서면 반드시 살길이 열리는 법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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