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코인' 아시나요..500% 폭등, 너도나도 '폭탄 돌리기'

양지혜 기자 2022. 10. 6.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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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청산 '베트남개발1' 펀드
8거래일새 68원→396원으로
별다른 호재없이 이상 급등세
뒤늦게 산 개미 손해가능성 커
[서울경제]

국내 증시에 상장된 베트남 부동산 개발 펀드의 주가가 8거래일 만에 500%가량 급등했다. 올해 말께 청산 예정인 이 펀드의 순자산은 약 100억 원인데 시가총액은 500억 원을 넘어서고 있어 ‘폭탄 돌리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베트남개발1(096300)은 전일 대비 29.84% 급등한 396원에 거래를 마쳤다. 베트남개발은 26일 시초가 68원에 거래를 시작한 후 급등하기 시작해 최근 8거래일(9월 26일~10월 6일) 동안 가격이 무려 482.35% 치솟았다. 거래 대금도 폭등했다. 6일 거래 대금은 약 489억 원을 기록하며 9월 초(약 4000만 원) 대비 1200배 넘게 뛰어올랐다. 지난달 30일에는 하루 거래 대금만 1114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베트코인(베트남 코인)’으로 불리고 있다.

베트남개발1은 베트남 현지 부동산 등에 투자해 수익금을 나눠주는 뮤추얼펀드로 최근 베트남에서 논의 중인 주택법 개정안의 수혜주로 소문나며 급등하기 시작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베트남 건설부는 아파트 소유 기한을 건물의 설계수명에 따라 50~70년으로 제한하고 소유 기한이 끝난 아파트에 대해 안전진단 결과 안전하지 않다고 평가되면 비용을 부담해 재건축을 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아직 관련 법안은 논의 중이며 확정된 바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베트남개발1을 운용 중인 한국투자리얼에셋자산운용 관계자 역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으나 베트남 주택법 관련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베트남개발1은 이미 청산 과정에 있는 펀드이기 때문에 관련 법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베트남개발1이 자산 대비 고평가돼 있는 것 또한 문제다. 베트남개발1은 보유했던 △카프리 서비스 레지던스 △한비엣 타워 △디이스턴 아파트를 모두 매각해 올해 8월 기준 306억 원의 순자산을 남겼다. 9월 28일 한비엣 타워의 매각 대금 등으로부터 발생한 206억 원을 이미 현금 분배했기 때문에 현재는 약 100억 원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6일 기준 시가총액은 무려 545억 원에 해당한다. 실제 자산보다 시총이 445억 원 높은 셈이다.

베트남개발1은 연말 이후 상환에 나설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최근 자산운용 보고서에 따르면 한비엣 타워 매각 관련 펀드의 보증 기간이 종료되는 올해 12월 25일 이후 펀드를 상환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현재 베트남개발1이 가진 현금 100억 원을 상장 주식 수(1억 3768주)로 나누면 주주들은 약 72원 63전을 받게 되는데 6월 종가 대비 현저히 낮아 투자에 늦게 뛰어든 개미들의 경우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외에도 미래아이앤지(007120)(40.89%), KR모터스(000040)(31.72%), 서울리거(043710)(24.21%) 등 동전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코스피지수가 고꾸라지는 약세장에서도 모두 24%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때 미래아이앤지는 출자 법인 해산 사유를 이유로, 서울리거는 러시아의 핵 사용 언급에 따라 상승했으나 이보다는 급등주로 소문나며 개미들의 투자가 몰린 것이 주가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파악된다.

다만 별다른 호재 없이 급등한 만큼 주가도 쉽게 떨어질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2015년 동전주였던 태양금속우(004105)는 급등하며 1만 5000원 선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며 최근에는 2000원 선까지 하락했다. 보루네오 역시 동전주 전락 후 급반등했다가 다시 추락하며 결국 상장폐지된 바 있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동전주가 왜 동전주가 됐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통상 동전주는 거래량도 적기 때문에 끝물에 들어가면 큰 손해를 입을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지혜 기자 hoj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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