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피의 로봇, 법정에 서다..뮤지컬 '인간의 법정' 초연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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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인간의 법정'은 의식을 갖게 된 로봇 '아오'가 주인을 살해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작품의 원작 소설을 쓴 조광희 변호사는 6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로봇이 형사 재판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해 그렇다면 도대체 인간이 뭐고 인간이 아닌 건 뭐냐는 인간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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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인간은 만물의 영장인가, 혹은 만물의 문제인가"
지난달 28일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인간의 법정'은 의식을 갖게 된 로봇 '아오'가 주인을 살해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로봇의 이야기로 출발한 작품은 결국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인간에 대한 질문으로 되돌아온다.
작품의 원작 소설을 쓴 조광희 변호사는 6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로봇이 형사 재판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해 그렇다면 도대체 인간이 뭐고 인간이 아닌 건 뭐냐는 인간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됐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21세기 후반 근미래를 배경으로 자신을 꼭 닮은 동생을 갖고 싶은 '한시로'가 로봇 '아오'를 구매하면서 시작한다.
아오와 더 가까워지고 싶어진 시로는 로봇에게 의식을 심어주는 장치를 불법으로 구해 설치하게 된다. 의식을 갖게 된 아오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의문 속에 빠지게 되고 어느 날 주인인 시로를 살해한다.
아오는 로봇이지만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그의 모습은 극 중 어느 인간보다도 더 인간적으로 그려진다.
연출을 맡은 김정한 연출가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 정체성의 위기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오는 순간"이라며 "많은 관객이 이런 질문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도 받지 못한 채 폐기될 위기에 처한 아오는 로봇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 호윤표를 만나 법정에 설 수 있을지 여부를 재판받게 된다.
이들은 인간 이외의 존재는 존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변호사 서인구와 법정에서 맞서 싸운다.
조광희 변호사는 "수십 년 전만 해도 여성이나 노예, 어린이들이 인간 취급을 받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며 "지금 동물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듯이 가까운 미래에는 인간의 지평을 어디까지 봐야하는가라는 문제가 대두될 거라고 생각한다. 로봇이라도 인간성을 공유하고 있다면 물건 취급을 해도 되는지 질문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변호사이자 소설가로 활동 중인 조광희 변호사는 2018년 첫 장편소설 '리셋'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해 소설 '인간의 법정'을 출간했다. 출간 이후 두 달 만에 뮤지컬화가 결정된 이 작품은 뮤지컬 '그날들', '투란도트', '금발이 너무해' 등에서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20년 차 뮤지컬 작곡가 장소영이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았다.
장소영 음악감독은 "몇 년간 새로운 소재를 찾아오고 있었는데 소설을 읽고 근미래라는 소재가 흥미롭게 다가왔다"며 "어려운 주제 같지만 사실 인간의 이기심과 본질을 고찰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법정'은 초연 개막 전에 중국, 프랑스, 독일 등 해외 8개국에 뮤지컬 판권 계약을 맺었다.
"그간 해외에서 수입한 라이선스 공연이 대부분인 국내 뮤지컬 시장에 아쉬움이 있었다"는 장 감독은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 어디서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는 점에서 이 작품이 외국에서도 충분히 흥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로봇 아오 역은 그룹 빅스의 이재환, SF9의 유태양, 배우 류찬열과 최하람이 맡았으며 아오를 변호하는 호윤표 변호사 역으로는 배우 박민성, 임병근, 오종혁이 출연한다.
공연은 12월 4일까지 이어진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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