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2차전지株..미국 IRA 통과에 연일 '함박웃음'

노자운 기자 2022. 10. 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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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사흘 간 시총 12조 늘어

6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관련주가 동반 상승했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이 발효되며, 미 현지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해당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조인트벤처·JV)을 설립한 국내 배터리 기업들, 그리고 이들 기업에 소재 등을 납품하는 기업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투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래픽=이은현

이날 국내 시가총액 2위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1.92% 오른 47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일부터 3거래일 동안 12% 넘게 급등했다. 이 기간 늘어난 시가총액만 12조원이 넘는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도 4.11% 올랐으며, 삼성SDI는 2.81%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에 포진한 2차전지 관련 기업들도 주가가 대폭 올랐다. 에코프로비엠은 5.8%, 엘앤에프는 8.64%, 에코프로는 7.31%, 천보는 4.75% 상승 마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IRA 법안 통과가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들에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안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는 한대당 최대 7500달러를 공제 받을 수 있다. 또 양극재와 음극재 등 전체 부품의 50% 이상이 북미에서 제조돼야 하며, 2024년부터는 중국 등 ‘우려 외국 집단’에서 조달한 부품이 포함되면 공제를 받을 수 없다. 배터리용 핵심 광물(리튬, 니켈 등)의 경우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해야 한다.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 자체에도 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의 세액 공제가 적용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완성차 제조사들이 미국 시장 진출시 선택할 수 있는 배터리 업체는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유일하다”며 “구매 협상력에 있어 국내 배터리 3사가 완성차 제조사들에 대해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3대 배터리 기업들은 모두 미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피아트·크라이슬러·푸조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등 북미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현지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기준 북미 지역 연간 생산능력은 230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합작사를 설립해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33GWh 규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2025년 중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 자회사 SK온은 미국 포드와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조지아에 1, 2공장을 두고 있다. 1공장은 올해 1분기 양산을 시작했고, 2공장은 내년 1분기 중 가동에 들어간다. 두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매년 22GWh 규모의 배터리 셀을 생산할 예정인데, 이는 전기차 43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양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온의 올해 예상 매출액 7조6000억원 중 70~80%가 현대·기아차향(向) 매출인데, 앞으로는 조지아 공장 양산으로 포드·폭스바겐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마진이 높은 배터리 판매가 늘어나는 만큼, 내년에는 750억원 흑자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IRA 수혜’ 효과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닝더스다이(CATL)와 비야디(BYD) 등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동안 우리 기업들이 다소 뒤처진 감이 있었으나, 이번 법안 통과로 한국 회사가 중국을 따라잡을 시간을 어느 정도 벌었기 때문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IRA를 통해 자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을 견제하고 나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은 중국에 비해 기술 발전이 다소 늦었지만, 다행히 IRA 발표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우리 기업들이 반사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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