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허위=무죄 反상식 판결
박봉권 2022. 10. 6. 18:00

재판 결과가 논란이 될 때 해당 법관은 으레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했다"고 항변한다.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는 헌법 103조가 방패막이다. 다만 이때 법관의 '양심'은 법리를 좇는 '직업적 양심'이어야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상식적이지 않은 판결이 나올 때면 개인의 이념·가치관·소신과 같은 '주관적 양심'이 더 개입된 건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 때가 있다. 최근 '채널A기자 명예훼손' 무죄 선고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법원은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SNS에 올린 내용을 허위사실로 인정했다. 그런데도 비방 목적이 없으니 명예훼손죄 성립이 안 된다고 판시했다. 피해자를 음해하고 해코지하는 거짓을 퍼트렸는데도 비방은 아니라는 거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때렸지만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는 수준의 억지이자 궤변이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국회의원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면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잣대로 엄벌하는 게 상식이고 정의다. 더 황당한 건 '피해자가 스스로 명예훼손을 당할 위험을 자초했다'는 판결문 내용이다. 폭행 피해자에게 "네가 맞을 짓을 했겠지", 성추행 피해자에게 "왜 짧은 치마를 입고 다녔느냐"고 윽박지르는것과 뭐가 다른가. 판결이 비정상적이니 최 의원도 기고만장이다. 자신의 거짓말 때문에 고초를 겪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반성하기는커녕 "검찰과 언론의 결탁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라며 적반하장이다. 법관 출신지역·이념·소속에 따라 재판 결과가 달라진다면 사법 신뢰는 추락할 수 밖에 없다. 법리만 좇는 가치중립적인 AI 판사를 도입하는 게 낫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이런데도 김명수 대법원장은 5일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원하는 판결이 아니라고 의혹을 제기한다"며 정치권 등 남 탓만 했다.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판결 불복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건 정치적으로 편향된 김명수 사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네 탓이 아니라 내 탓을 해야 한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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