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겸 합참의장, 국감에서 현무 낙탄 사과..군 관계자 "대통령 지시 없었다"

박은경 기자 2022. 10. 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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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6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6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참 국정감사에서 현무-2C 지대지 미사일 낙탄 사고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낙탄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초기 평가는 특정장치 결함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점은 여야가 공감했지만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고, 더불어민주당은 군의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장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감에서 업무보고에 앞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미 지대지 미사일 대응 사격 간 발생한 상황과 이에 대해 지역 주민들과 언론에 설명하지 못해 주민들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의장은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죄송하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맞다”고 지적하자 “그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재차 사과했다.

김 의장은 낙탄 원인에 대한 여야 의원의 질의에 “무기 제작상 일부 결함으로 추정한다”면서 “ADD(국방과학연구소)가 제어 계통 장치 결함으로 초기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ADD와 육군본부가 보유 탄도를 종합적으로 전수검사하고 (업체의) 제작 관리 과정까지 차제에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6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야당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번 대응사격은 완전한 실패”라면서 “국민 머리 위에 현무2 미사일이 떨어진 것이다. 늑장대응, 축소은폐 대응이 더 큰 문제로 국민 신뢰가 미사일 추락하듯 추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대북 선제타격을 한다더니 대한민국을 선제타격한 것이냐”며 “낙탄 사고와 작전 실패에 대해 밝히지 않고 대충 발표했는데 (군) 지휘부에서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은폐할 상황도 아니고, 의도도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사안 발생 후 우발 사항에 대한 조치가 부족했던 부분, 국방위원께 적절한 내용이 보고되지 못한 것에 대해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돌리는 데 집중했다.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은 “(현무2-C가) 전력화된 것은 문재인 정권 때”라고 강조하며 “2017년 현무-2A 비정상 낙탄이 있었을 때 문재인 정부의 안보 공백을 공세한 적이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또 “기본적으로 과거에 (강원 고성) 마차진이라고 위험성이 없고 안전한 사격장이 있었는데 (9·19 군사합의를 문재인 정부가) 확대 해석해서 억지 폐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보고 여부에 대한 추궁도 오갔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합참은 심각한 상황이 대통령에 보고됐는지 여부를 모르고 대통령으로부터 아무 지시가 없었다면 안보 공백 아닌가”라며 보고 여부에 대해 따져 물었다.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은 4일 오후 11시 17분에 합참의장에게, 11시27분에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각각 보고했다고 답했다. 합참의장이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낙탄 사고 당시 통화하지는 않았다고 강 본부장은 전했다. 김 의원이 “윤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내려온 게 있느냐”고 재차 묻자 강 본부장은 “제가 아는 바로는 없다”고 답했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 4일 오후 11시경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 대응 조치로 강릉 지역에서 현무-2C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현무-2C는 발사 직후 비정상적으로 비행하다가 인근 기지 안으로 추락했다. 발사지점으로부터 후방 1㎞ 지점에서 탄두가 발견됐고, 떨어져 나간 추진체는 400여m 더 후방 지점에서 발견됐다. 탄두가 발견된 곳의 남쪽 약 700m 지점에 가장 가까운 민가가 위치해있다.

오후 3시 속개된 국감은 한·미·일 동해 미사일방어훈련 미고지 등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는 충돌 끝에 55분 만에 파행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미·일 3국 군사훈련이 독도 인근에서 진행되는데 대한 유감을 표하고 훈련이 시작된 후에야 국방위원들에게 문자로 통지한 데 대해 ‘국회 무시’라고 질타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허수아비도 아니고 깡통 안보도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국감이 무슨 의미 있나”라고 비난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북한 도발에 3국이 미사일 방어훈련을 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면서 김영배 의원의 ‘깡통 안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별도로 기자들과 만나 “‘깡통 안보’ 의미를 제대로 해석 못하고 트집잡는다”면서 “오늘 파행 원인은 모두 국민의힘에 있다”고 비난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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