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섞어쏘기 도발..7차 핵실험 시나리오 써간다

美항모 회항 구실로 연쇄도발
계룡대·핵항모 거리에 맞춰
평양 인근서 SRBM 발사하고
폭격기·전투기 12대도 띄워

북한이 6일 동해상으로 두 가지 종류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1발씩 섞어 쏘며 도발을 지속했다. 미국 핵추진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의 동해 재출동과 한·미·일 연합해상훈련 등에 대한 반발성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6시 1분쯤부터 23분쯤까지 북한이 평양 삼석구역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평양 인근에서 통상적으로 활용하는 순안비행장이 아닌 삼석구역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합참은 첫 번째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350여 ㎞, 고도는 80여 ㎞, 속도는 약 마하5(시속 6120㎞)로 탐지됐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미사일은 비행거리가 800여 ㎞, 고도는 60여 ㎞, 속도는 약 마하6(7344㎞)으로 파악했다고 합참은 덧붙였다. 북한의 SRBM '섞어 쏘기' 도발은 한·미·일 연합훈련 등 군사 협력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북한은 이른 아침 SRBM을 발사하면서 비슷한 시간에 '외무성 공보문'을 발표하고 "미국이 항공모함 타격집단(항모강습단)을 다시 끌어들여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의 정세 안정에 엄중한 위협을 조성하고 있는 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미 핵항모 레이건호의 한반도 재(再)전개를 주목하겠다고 한 것은 계속해서 맞대응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예고성 경고를 내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날 전투기 8대와 폭격기 4대 등 12대로 편대비행에 나서며 팽팽한 강대강 대치구도를 만들었다. 북측은 해당 전투기로 공대지 사격훈련도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4일 한미 공군의 연합공격편대군 비행과 정밀폭격 훈련에 해당하는 맞대응 행보를 펼친 셈이다.

한·미·일은 이날 동해 공해상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미사일 방어훈련을 실시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한국 해군의 세종대왕함과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 예하의 벤폴드함, 일본 초카이함 등 세 나라의 이지스 구축함들이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존 애퀼리노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을 접견하면서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핵심"이라며 "실전적인 한미 연합 연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이 방한해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성공적으로 실시한 것은 미국의 강력한 확장억제력을 실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에 애퀼리노 사령관은 "로널드 레이건함이 복귀 중 회항해 연합 훈련을 실시한 것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 공약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제가 어디에 있든 바로 함정을 타고 이곳으로 오겠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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