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도..외국인 '부동산 쇼핑' 안한다

김은정 2022. 10. 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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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구매 열기가 주춤하고 있다.

'킹달러'로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국내 부동산을 사들일 수 있는 환경이지만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은 급감하는 추세다.

올 들어 매수세가 주춤해지더니 하반기 들어선 국내 부동산 매수에 나서는 외국인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외국인들에게 투자 호재가 분명한데도 매수세가 위축된 건 그만큼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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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부동산 매입 외국인 1045명
2017년 이후 月기준 가장 적어
서울, 고작 101명..9년만에 최저
환율 급등에도 매수세 약화
집값 고점 인식 분위기 팽배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구매 열기가 주춤하고 있다. ‘킹달러’로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국내 부동산을 사들일 수 있는 환경이지만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은 급감하는 추세다.

과거 고환율 시기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렸던 서울은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매수 심리가 쪼그라들었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기 침체 우려와 부동산 가격 하락 전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확 떨어진 서울·경기 부동산 인기


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9월 국내 부동산(건물·토지·집합건물 포함)을 사들인 외국인(소유권이전등기 신청 기준)은 1045명으로 1000명을 가까스로 넘겼다. 2017년 2월(991명) 이후 5년7개월 만에 월별 기준으로 가장 적다. 지난해 9월(1418명)과 비교하면 26.30%(373명) 감소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부동산을 사들이는 외국인은 월별로 1500~1800명 수준을 유지했다. 올 들어 매수세가 주춤해지더니 하반기 들어선 국내 부동산 매수에 나서는 외국인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

한때 ‘부동산 쇼핑’의 주요 타깃이 된 서울도 마찬가지다. 올 9월 서울 부동산을 매수한 외국인은 101명에 그쳤다. 2013년 9월(97명) 후 최저치다. 서울 공덕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도심 신축 아파트나 상가 건물을 문의하고 매수하려는 외국인이 꽤 됐다”며 “올 들어선 환율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도 문의 자체가 뚝 끊겼다”고 말했다.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공업단지가 집중돼 있어 외국인 매수가 집중됐던 경기는 올 하반기 들어 반 토막 수준으로 투심이 꺾였다. 환율이 본격적인 상승 조짐을 보인 지난 5월 경기도 부동산을 사들인 외국인은 691명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환율 상승세가 가팔라졌는데도 지난달엔 386명으로 44.1% 급감했다.

 시장 하향 조정 국면에 투자 미뤄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외국인들에게 투자 호재가 분명한데도 매수세가 위축된 건 그만큼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급등한 부동산 자산 가치가 하향 조정되는 국면이라고 판단해 투자 시점을 늦추고 있다는 얘기다.

전 세계 통화 긴축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쳐 킹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의 구매력은 오히려 강해졌다. 지난달 말 13년6개월 만에 144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은 1500원까지 점쳐지고 있다. 과거 고환율 시기 땐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국내 부동산 매수에 달려들었다. 주택 가격 등에 따라 대출이 막혀 있는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들은 각종 금융 규제에서 자유롭다. 국내법 효력이 미치지 않는 해외 현지 은행을 통해 대출받아 다수의 부동산을 사들이는 일도 벌어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들어 국내 부동산 가격이 어느 정도 떨어진 데다 환차익까지 고려하면 달러를 갖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충분히 투자 유인이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부동산 투자에 환율이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기 때문에 부정적인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지더라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은 데다 환차익을 고려하더라도 과거 부동산 상승기 때와 달리 이익을 보기 어려운 시장 상황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달러 현상이 국내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환율 이점을 살릴 수 있는 다른 국가로 투자가 분산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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