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위기 정면돌파 선언.."감산 안한다"
공급과잉·수요감소 우려에
압도적 기술로 초격차 유지
내년 5세대 10나노급 D램
2024년엔 9세대 낸드 양산
리서치센터, 韓·美·싱가포르에
차량용 메모리 3년내 1위 목표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삼성 테크데이 2022'를 열고 차세대 반도체 제품과 신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이 행사는 2017년부터 매년 열렸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와 관련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우선 낸드플래시와 관련해 200단 이상으로 쌓아올린 8세대 V낸드 512기가비트(Gb) TLC 제품을 공개했다. 이는 기존 176단의 7세대 제품에 비해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Bit) 수를 42% 향상시킨 제품이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를 가리킨다. 고용량 메모리가 필요해지면서 셀을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적층 방식'으로 이를 해결했다. 2013년 삼성전자가 24단 적층 구조의 3D V낸드 제품을 선보인 것이 시작이다. 이번에 삼성이 공개한 8세대 V낸드는 236단 제품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마이크론, 8월에는 SK하이닉스가 각각 232단, 238단 낸드 제품 개발을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말부터 제품 양산에 들어가고,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 양산이 목표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200단 이상으로 쌓아올린 양산 제품을 공개하면서 기술력 우위를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D램과 관련해 삼성전자는 5세대 10나노급 D램의 내년 양산 계획을 밝혔다. 새로운 공정 기술 적용과 차세대 제품 구조를 통해 공정 미세화 한계를 극복한다는 각오다. 현재 삼성전자의 D램 기술은 14나노로 구현되고 있고, 5세대 10나노급은 이보다 선폭이 2~3나노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기조연설을 맡은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가 약 40년간 만들어낸 메모리의 총 저장 용량이 1조기가바이트(GB)를 넘어섰다"면서 "이 중 절반이 최근 3년간 만들어졌을 만큼 우리는 급변하는 디지털 전환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고대역폭·고용량·고효율 메모리를 통해 다양한 새로운 플랫폼과 상호 진화(Co-evolution)하며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반도체 공급 과잉 염려가 크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웨이퍼(반도체 기판) 기준으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이 연평균 321만장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D램 생산능력은 1988만장에 달한다. 지난해 1781만장보다 11.6% 늘었다. 같은 기간 낸드 플래시 생산능력은 2057만장에서 2171만장으로 5.5% 증가했다. D램·낸드 플래시 생산능력 합계가 4000만장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한 부사장은 '감산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당장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예정된 경로를 쉽게 바꾸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위적 감산'을 한 적이 없다. 다만 웨이퍼 투입을 줄여 생산량을 조절하거나 또는 생산라인 조절을 통해 '자연 감산'을 유도한 적은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삼성 메모리 리서치 센터'를 한국과 미국, 싱가포르 등에 세운다고 밝혔다. 맞춤형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생태계 확장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복안이다.
또 201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처음 진입한 삼성전자는 2025년엔 이 분야에서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차량용 메모리 1위는 마이크론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조만간 따라잡겠다는 선언이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AD),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IVI), 텔레매틱스(Telematics) 등에 최적의 메모리 솔루션을 공급하겠다는 각오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 서울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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