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부담 너무 크다" M&A 줄줄이 '펑크'
하반기만 7조원 이상 결렬
금리 올라 자금 조달 막히자
인수 포기하고 위약금 지불
몸값 의견차 커 무산되기도
◆ 레이더M ◆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이후 결렬된 M&A 거래는 7조4000억원을 넘는다. 특히 9~10월 두 달간 발표된 무산 사례만 6조9000억원 이상이다. 여기엔 IFC와 크레디트스위스(CS) 취리히 본사 건물 같은 조 단위 부동산 거래뿐 아니라 메가스터디교육, 임플란트 전문 기업 디오 등 주요 기업 바이아웃(경영권 거래)이 포함됐다.
거래 결렬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로는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꼽힌다. 인수 측은 거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펀드를 조성하는데, 출자자(LP)로 참여해야 할 기관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에 몸을 사리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여의도 IFC 거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5월 4조1000억원에 IFC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매도자인 브룩필드자산운용과의 협상은 지난달 공식 결렬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수 자금을 기관투자자 자금 모집, 대출, 리츠(부동산 투자회사)로 준비하려 했지만, 상당수 기관투자자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대출로 조달해야 할 비중이 인수 대금의 절반을 넘어서게 되자, 국토교통부가 리츠의 영업 인가를 거부하면서 양측 협상도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거래는 매물 가격에 대한 매각 측과 인수 측의 의견 차이가 커서 무산되고 있다. 국내 임플란트 시장 3위 기업 디오는 최근 공시 번복을 원인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예고됐다. 올해 3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 사실을 공시했다가 지난 8월 거래 절차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디오는 휴젤 창업자 홍성범 상하이서울리거 원장이 이끄는 세심에 총 3064억원에 경영권을 매각하려 했으나, 계약 이후 주가가 폭락하며 기업 가치에 대해 양측 이견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약 6000억원에 경영권 지분을 매매하려던 메가스터디교육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간의 거래도 지난달 무산됐다. 모아건설이 클럽모우컨트리클럽(CC)을 칼론인베스트먼트에 2500억원에 넘기려던 딜도 지난 6월 깨졌다.
M&A 결렬은 거래 당사자에게 상당한 불이익을 남길 수 있다. 일단 투자시장에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선 계약금을 포기해야 한다. 계약 조건에 의거해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계약이 취소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현재의 투자시장 환경이 불안정하다고 보는 시장 참여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M&A시장에서 매매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계약 취소까지 빈번해지면서 국내 M&A 거래 규모는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다. 매일경제 레이더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업경영권 M&A(발표 기준·계열사 거래 제외·50억원 이상) 거래는 총 7조1199억원으로, 전년 동기 21조4700억원에서 3분의 1로 줄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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