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이 '명동밥집' 찾은 까닭
코로나후 을지로 본사 주변
무료식사 대기행렬 사라져
'어디서들 식사하시나' 걱정
명동밥집 존재 전해듣고
사재 1억원 기부한 것이 시작
"일회성 후원보다 지속 관심을"
6일 서울 명동성당가톨릭회관에서 열린 '나눔 협약식'에는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직접 참석했다.
동국제강이 기업 차원에서 명동밥집에 후원을 약속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초 어느 추운 겨울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 위치한 동국제강 본사 근처를 걸어가던 장 부회장은 주변 풍경이 예전과 달라졌음을 알아챘다. 을지로 일대에는 노숙인을 위해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봉사활동이 늘 있어 왔다. 따뜻한 밥 한 끼를 먹기 위해 곳곳에 줄이 길게 늘어서는 건 을지로의 일상 풍경이었다.
이 같은 무료 식사와 늘어선 대기 행렬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을지로 일대에서 사라졌다. 장 부회장은 "날도 추운데 끼니마저 거르면 그분들이 정말 힘드실 것"이라며 주위에 도움을 줄 방법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얼마 후 장 부회장은 명동밥집의 존재를 전해 들었다. 명동밥집은 재단법인 천주교한마음한몸운동본부 산하의 무료 급식소다. 명동 일대 노숙인과 독거노인을 위한 식사와 자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명동밥집에서 한 끼를 해결하는 사람은 연간 기준으로 무려 10만명에 달한다.
같은 해 3월 장 부회장은 개인 사재를 털어 명동밥집에 1억원을 기부했다. 회사 임직원 대부분이 모르는 가운데 조용히 이뤄진 선행이었다. 한 가톨릭 언론이 장 부회장의 기부를 기사화한 뒤에야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는 후문이다.
당시 기부를 위해 명동밥집을 찾은 장 부회장은 "평소 사무실 주변에서 간식과 도시락을 나눠주는 모습을 종종 봤는데, 코로나19로 지원이 중단되면서 노숙인들이 어디에서 식사를 하는지 궁금했다"며 "명동밥집에 와서 그분들이 하루에 한 끼라도 식사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니 지금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장 부회장의 기부가 화제가 된 또 다른 이유는 그를 비롯한 친족이 대부분 독실한 불교 신자이기 때문이다. 장 부회장 할아버지인 고(故) 장경호 동국제강 창업주는 독실한 불자로, 별세 직전인 1975년 사재 30억원을 기부해 대한불교진흥원을 설립했다. 장 부회장 숙부인 고 장상문 전 유엔대사는 불교방송 초대 사장을 맡기도 했다. 그런 배경에도 장 부회장이 가톨릭계 재단에 선뜻 기부한 것은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고 이끄려는 관세음보살의 가르침처럼 나눔의 정신에는 종교가 상관 없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취지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동국제강 역시 지난해 추석을 맞아 명동밥집에 후원금 2억원을 전달했고, 이날 연간 2억원을 추가로 기부하기로 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2025년까지 기부를 이어나가는 약정식을 지난해 진행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 한 해 미뤘던 것"이라며 "약정은 2025년까지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더 오랜 기간에 걸쳐 기부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후원금은 명동밥집을 통해 서울 을지로 인근 지역의 노인과 홀몸 어르신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식사를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장 부회장은 "명동밥집이 안정적인 활동을 이어 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일회성 후원보다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수"라며 "앞으로도 지역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힘쓰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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