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딘 개발사 '라이온하트' 상장 임박하자, 카카오게임즈 주가 급락.. 이번에도 쪼개기 상장 논란

장윤서 기자 2022. 10. 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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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하트 상장하면 모회사 저평가 가능성 높아져
오딘의 카카오게임즈 매출 비중 절반 가까이 수준

하반기 IPO 기대주 라이온하트스튜디오(라이온하트)가 내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투자자들은 라이온하트 상장 이후, 모회사이자 최대 주주인 카카오게임즈 주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핵심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가 할인으로 이어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온하트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오는 11월 중순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JP모건이며, NH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가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이달 10월 28~31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내달 7~8일 청약을 진행한다. 라이온하트는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총 114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6000~5만3000원으로, 예상 공모금액은 4104억~6042억원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3조564억~4조5000억원이다.

라이온하트는 지난 2018년 설립된 게임 개발사다. 지난해 11월 카카오게임즈에 1조2041억원에 인수됐다. 라이온하트의 최대주주는 지분 30.37%를 보유한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이며, 여기에 카카오게임즈 본사 지분 24.57%까지 합치면 카카오게임즈가 총 54.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라이온하트가 주목받는 것은 카카오게임즈의 간판 게임으로 알려진 흥행작 ‘오딘: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 때문이다. 오딘의 원개발사는 라이온하트다. 라이온하트는 지난해 6월 북유럽 신화를 테마로 한 오딘을 출시했다. 한국과 대만 시장에서 연달아 히트한 오딘은 출시 이래 올 2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5000억원을 돌파했고, 현재도 국내 앱 마켓에서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오딘은 전통의 강자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경쟁해 구글 매출 1위(9월 30일 기준)를 기록하며 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출시 직후 구글 매출 1위를 기록한 이 게임은 1년이 넘도록 매출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장기 흥행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라이온하트 상장으로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딘의 매출 순위 상승은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오딘의 원개발사이자 자회사인 라이온하트가 상장할 경우, 카카오게임즈의 투자자 이탈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복 상장에 따른 모회사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가파른 이익 성장이 가능한 게임주임에도 불구하고 1년 전 대비 주가 수익률이 -34%로 크래프톤과 같은 대형주 대비 낙폭이 컸는데, 이는 캐쉬카우 개발 자회사의 상장에 따른 디스카운트 우려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핵심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가 할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어 김 연구원은 “목표가는 자회사 상장 가능성 대두로 인한 멀티플 디스카운트 10%를 적용해 9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분석했다. 올해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한달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16.7% 하락했다. 3개월과 6개월 기준으로는 각각 -15.52%, -47.61%다.

10일 경기 성남 분당구 카카오게임즈 본사./뉴스1

증권가는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를 인수한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카카오게임즈의 목표주가를 12~13만원으로 제시했다.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를 인수한 이후 연결 기준 실적 편입에 따른 큰 폭의 이익 성장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회사 상장이 임박한 현재 상황은 달라졌다. 증권가는 일제히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현재 오딘이 카카오게임즈의 매출 및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파악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딘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완화시킬 수 있는 신작 성과가 나타난다면 멀티플과 실적 성장이 동반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대비 8% 하향, 동종업체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해 카카오게임즈의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낮춘다”고 했다.

라이온하트 코스닥 입성하면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 상장해 ‘모회사 저평가’ 가능성이 높다. 자회사 상장에 따른 지분가치 할인율은 20% 이상으로 평가한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라이온하트 상장 추진에 따른 희석 및 지분가치 할인율을 고려한 밸류에이션 적용을 감안해 목표가를 7만4000원으로 제시한다”면서 “IPO 기준 공모 주식을 발행주식수 대비 20%로 가정해 카카오게임즈의 지분율이 기존 54.9%에서 45.8%로 희석되는 것을 가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분할 상장 후 기업 가치가 중복되면서 카카오게임즈 투자자들이 경쟁 게임사 등으로도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이온하트의 11월 상장 이후 카카오게임즈의 투자자들은 오딘의 개발사 라이온하트 이외에도 크래프톤 등 신작 출시 기대주쪽으로 몰려갈 수도 있다”면서 “결국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주가 방어를 위해 경쟁력 있는 신작 출시 등을 내놓지 않는 한 가치 하락을 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봤다.

한편 코스닥시장 5위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3조4333억원이다. 6일 종가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4만175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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