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은 무슨 이젠 세입자가 甲"..33평 1억원대 매물까지 나왔다

조성신 2022. 10. 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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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세가격 10년만 하락폭 최대
수도권 매물 1년간 5만건→10만건 2배↑
금리 인상에 전세 대신 월세 선호
전셋값 급락 시 깡통전세 증가 우려
잠실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급급매 매물 안내판이 붙어 있다. [사진 = 이승환 기자]
주택시장의 침체 분위기 속에서 전세시장 역시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전세 수요가 쪼그라들면서 전세물량은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전셋값은 매주 최대 낙폭 기록을 갈아치우는 모습이다. 전셋값을 낮춰 내놔도 세입자를 못구해 속앓이를 하고 있는 집주인도 늘고 있는데, 특히 입주물량이 몰린 지역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자 임차인들의 전세 기피 현상으로 전셋값이 하락해 집주인들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지는 '역전세난' 현상까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이 집계한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물건은 11만1760건으로, 한 달 전(9만4954건) 대비 17.7% 늘었다. 1년 전(5만803건)과 비교하면 무려 120.0% 급증한 수치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물건 수는 지난 5일 기준 4만2210건으로, 지난달 말 처음 4만건을 돌파한 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체 170만 가구 중 약 2.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시장에 전세물건이 쌓이면서 가격도 확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 달 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1% 하락해 2012년 5월 둘째 주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약 10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전세가격 또한 각각 0.28%와 0.15% 하락하면서 모두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울(-0.18%)은 2019년 2월 셋째 주(-0.22%) 이후 약 3년 반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최근 전세시장 침체는 신규 임차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금리인상 여파로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늘면서 갱신·월세계약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굳어졌고 신규 수요가 없다 보니 급매물 위주의 하락 거래만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변동금리 기준)는 지난달 26일 기준 3.73~6.43%로 상단이 6%를 상회했다. 이에 비해 KB국민은행이 산출한 전월세 전환율은 서울 3.24%, 경기 4.05%, 인천 4.59% 등 전세자금대출 금리에 비해 많게는 2%포인트 이상 낮은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축 아파트 입주물량이 몰리는 지역에서에서는 집주인들이 경쟁적으로 임대보증금을 낮추며 세입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 양주시 한 신축 아파트의 전용 84㎡는 1억7000만원에 전세물건이 나와 있다. 양주시에서는 올해 4분기에만 총 5810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새 아파트 전세가격의 하락은 같은 면적대의 주변 구축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역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구축 전용 84㎡는 1억3000만원 대에 세입자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6개월 동안 9453가구가 입주한 인천 서구 일대 전세 시세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8000여가구까지 입주를 앞두고 있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집주인들도 어쩔 수 없이 호가를 낮추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4개월 전 입주를 시작한 S 아파트의 경우 전체 1073가구 중 279가구가 여전히 전세물건으로 나와 있다. 전용 84㎡의 전세 실거래가는 최저 2억원부터 형성돼 있다. 인천 서구 당하동 H 6차 아파트 전용 84㎡ 전세 실거래가는 작년 8월 4억원에서 올해 4월 3억4000만원, 5월 3억1500만원으로 떨어졌다.

수원 팔달구 전셋값도 최근 몇 개월 동안 6000여 가구 입주한 영향을 받고 있다. 입주 물량이 집중된 일부 지역에서는 최근 1년 사이 30%까지 하락한 전세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H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8월 5억3000만 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는데 이는 작년 5월 전세계약가인 8억원보다 2억7000만원 하락한 수준이다. 하락율로는 33.8%다.

문제는 급격한 전세가격 하락은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 전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성진 부땡톡 대표는 "계약 갱신과 월세 선호로 시장에서 전세거래로 좀처럼 이어지지 않는 가운데 특히 매물이 상대적으로 많이 쌓이고 있는 수도권 외곽의 경우 가격조정이 이뤄지는 분위기"라며 "신규 아파트 입주가 집중되는 곳은 기존 주택 매도 지연에 따른 미입주나 역전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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