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또 미사일 발사..시험대 오른 윤 대통령 대북 구상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북구상도 시험대에 올랐다. 윤 대통령이 내놓은 ‘담대한 구상’에 북한은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며 군사적 도발 수위를 올리고 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에도 북한에서 단거리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며 “국민들께서 걱정은 되시겠지만, 우리 정부에서 강력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바탕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빈틈없이 잘 채우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그저께는 사정거리 4000㎞로 괌을 겨냥해 일본 열도를 지나가는 IRBM(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지난 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함께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괌이라고 하는 데는 한반도 유사시에 전개될 미군의 주요 전략 자산이 소재하는 곳이고, (일본) 오키나와는 미 해병군이 주둔한다”면서 “IRBM은 한반도에 전개될 전략자산에 대한 타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1분쯤부터 6시23분쯤까지 북한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첫번째 단거리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350여㎞, 고도는 80여㎞, 속도는 약 마하5(음속5배)이고 두번째 단거리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는 800여㎞, 고도는 60여㎞, 속도는 약 마하6(음속 6배)으로 탐지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번 도발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회의가 개최된 가운데 감행된 점에 주목하고, 이는 국제사회에 대한 묵과할 수 없는 도전이라는 점을 강력히 규탄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긴장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12일 동안 6차례에 걸쳐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잇따른 도발이 제7차 핵실험으로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단계별 시나리오를 밟아가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도발에는 상응하는 조치로 대응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대해 군은 공군 F-15K 전투기 30여대를 동원한 엘리펀트 워크(지상 활주) 훈련으로 대응했다. 지난 1일 국군의날 행사 때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 발사 영상을 공개하며 잇따른 북한 도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윤 대통령이 지난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꺼내든 ‘담대한 구상’은 잊히고 있다.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로 담대한 구상을 거부한 데 이어 핵무력정책을 법제화하며 대화의 문을 닫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11분간 기조연설했지만 ‘담대한 구상’을 포함한 대북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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