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것에 미련 없었는데..막상 하니 '쥬라기공원'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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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것에 미련 가질 필요가 없고 세상에 쓰러지지 않는 게 있겠냐'라는 게 제 인생철학입니다.
'인제 와서 옛날 걸 끄집어낸들 무슨 소용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내키지 않는 작업이었죠.
디지털 변환과 리마스터링 작업은 까다롭기로 이름난 미국 '그래미 어워즈'에서 2012년과 2016년 두 차례 수상한 리코딩 엔지니어 황병준이 맡았다.
황병준 손길을 거친 뒤 세계적인 음향전문가인 버니 그런드만에게 넘어가 후반 작업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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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울림 리마스터링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사라지는 것에 미련 가질 필요가 없고 세상에 쓰러지지 않는 게 있겠냐’라는 게 제 인생철학입니다. ‘인제 와서 옛날 걸 끄집어낸들 무슨 소용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내키지 않는 작업이었죠. 하지만 막상 하고 나니 <쥬라기 공원>이 따로 없더라고요.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산울림 디엔에이(DNA)가 다시 깨어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산울림 맏형 김창완은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산울림 앨범 리마스터링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서 “45년의 내 목소리가 영화 속 공룡처럼 되살아날지 몰랐다”며 “오랫동안 잊고 있던 소리가 나를 깨웠다”고 했다.
밴드 산울림은 데뷔 45돌을 맞아 정규 앨범 17장과 김창완의 솔로 앨범 3장 등 20장을 엘피(LP)와 디지털 음원으로 재발매한다. 우선 이달에 1~3집이 재발매된다.
산울림은 김창완(보컬·기타), 김창훈(베이스), 고 김창익(드럼)으로 이뤄진 가족 밴드다. 1977년 1집 <아니 벌써>로 데뷔해 록 발라드, 헤비메탈, 동요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실험적인 음악으로 인기를 누렸다. 2008년 막내 김창익이 캐나다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산울림은 전설이 됐다.
이날 간담회에선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1집),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2집), ‘그대는 이미 나’(3집)의 원곡과 리마스터링(음질 개선) 버전을 비교해 들어볼 수 있었다. 리마스터링을 거친 음원은 맑고 선명한 음질을 뿜어냈다. 밴드가 앞에서 라이브를 들려주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도 느낄 수 있었다.
김창완은 리마스터링한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감동을 생생하게 얘기했다. “산울림이 부른 ‘그대는 이미 나’라는 노래 중간에 좋은 사운드들이 있었다는 걸 잊고 있었다. 또 서정적인 발라드가 나온다는 것도 모른 채로 듣는데 뭉클하더라.”
이번에 새로 태어나는 앨범들은 김창완이 갖고 있던 원본 릴 테이프로 작업한 결과물이다. 디지털 변환과 리마스터링 작업은 까다롭기로 이름난 미국 ‘그래미 어워즈’에서 2012년과 2016년 두 차례 수상한 리코딩 엔지니어 황병준이 맡았다. 황병준 손길을 거친 뒤 세계적인 음향전문가인 버니 그런드만에게 넘어가 후반 작업이 이뤄졌다.
산울림 공연을 앞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창완은 “산울림이란 이름으로 다시 공연하는 일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산울림은 (공연이 아니라) 이번 음반으로 부활했다”고 덧붙였다.
김창완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에꼴 드 고래’(Ecole de Gorae: 고래학교)라는 레이블을 출범시켰다. 그는 레이블 이름을 짓고 로고도 직접 그렸다. 김창완은 앞으로 이 신생 레이블을 통해 후배 아티스트 발굴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편 김창완은 이달 1일부터 서울 강남구 연세갤러리에서 자신이 그린 작품을 전시한 ‘김창완 초대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는 산울림으로 데뷔한 이래 발표해온 앨범 앞면 그림 모두를 직접 그렸다. 전시회는 다음달 14일까지 열린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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