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주년 맞은 산울림, 리마스터로 다시 태어나다(종합) [N현장]

안태현 기자 2022. 10. 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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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
가수 김창완이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벨로주 망원에서 가진 2022 산울림 데뷔 45주년 기념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2022.10.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밴드 산울림의 음반이 새롭게 다시 태어났다. 원본 녹음 테이프를 복원해 새로운 음반으로 발매하게 된 것. 이에 김창완이 직접 산울림의 45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벨로주 망원에서는 2022 산울림 데뷔 45주년 기념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산울림 김창완을 비롯해 황병준 레코딩 엔지니어, 김경진 에꼴 드 고래 대표가 참석했다.

산울림은 김창완, 김창훈, 김창익 등 삼형제로 이뤄진 대한민국 밴드다. 1977년 1집 앨범 '아니 벌써'를 통해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후 사이키델릭과 개러지 록, 하드 록, 팝, 포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발매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수의 후배 가수들이 산울림의 노래를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는 산울림 데뷔 45주년을 맞아 진행된 것으로, 산울림 전작 17장과 김창완의 솔로 앨범 3장이 순차적으로 LP와 디지털 음원으로 재발매될 예정이다. 오리지널 마스터 테이프를 디지털로 변환한 뒤, 리마스터 작업을 거쳤다.

디지털 변환 및 리마스터는 2012년과 2016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녹음 기술상과 최우수 합창 퍼포먼스상을 수상한 황병준 레코딩 엔지니어가 맡았다. 또한 세계적인 마스터링 거장 버니 그러드만이 앨범의 마스터링을 맡았다. 먼저 오는 20일 1, 3집 LP를 발매하고, 2집 LP를 11월22일 발매한다.

가수 김창완이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벨로주 망원에서 가진 2022 산울림 데뷔 45주년 기념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2022.10.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날 김경진 대표는 산울림에 대해 "데뷔 당시 기존의 우리 음악계의 흐름에서 동떨어진 독특한 사운드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라며 "가사를 읽어보면 기존의 서정시 패턴의 노래, 흔한 사랑 노래와는 다르다는 걸 아실 거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새롭게 앨범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계기에 대해 "산울림은 굉장히 위대한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나라 가요사를 통 틀어서 가장 파격적이면서 깊은 울림을 안긴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산울림의 위대한 유산을 제대로 남겨보고 싶다는 열망에서 시작했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최근 가요계에서 LP 재발매 붐이 일어났는데, 이번 산울림 프로젝트는 근본부터가 다른 재발매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프로젝트에서 발매되는 앨범들은 오리지널 마스터 테이프로 리마스터를 진행했다"라고 했다.

리마스터 작업을 맡은 황병준 엔지니어는 "작년 겨울에 김창완 선생님을 만나서 같이 시간을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마침 뮤직버스와 시간이 맞아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라며 "참여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리마스터에 나선 소감을 전했다.

황 엔지니어는 "예전에도 리마스터링 앨범을 해본 적은 있는데, 초판하고 소리가 다르면 무조건 욕을 먹었다"라며 "하지만 이번에는 작업을 할 때 근본적으로 달랐던 것이 실제 원본 믹스 릴 테이프를 가지고 했다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에 대해 황 엔지니어는 "말하자면 정통파"라며 "나와있는 LP에서 노이즈를 제거하는 것은 릴 테이프에 담겨있는 전체 소리가 날아가 있는 거지만 릴 테이프는 그야말로 더 오리지널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라고 했다.

가수 김창완이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벨로주 망원에서 가진 2022 산울림 데뷔 45주년 기념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2022.10.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날 자리에서는 기존 발매된 LP와 리마스터가 진행된 LP의 사운드 비교도 시연됐다. 기존의 음반과는 달리 악기 전체의 사운드가 골고루 표현된 리마스터 앨범은, 산울림이 남긴 음악을 더욱 풍부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이후 무대에 오른 김창완은 리마스터 앨범을 발매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사라지는 것에 대해 미련 가질 필요 없고 세상에 쓰러지지 않는 것이 있느냐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라며 "이제와서 저 옛날 것을 끄집어 내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하고 나니깐 세상에 쥬라기 공원이 따로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라며 "산울림 DNA가 있을지도 몰라라고 뒤적였던 릴 테이프였다, 저도 이런 게 있는지 몰랐다"라고 덧붙였다.

김창완은 또한 "처음 리마스터 테이프를 듣고 느낀 건 요즘 내가 순 엉터리로 노래 부르고 다니는구나 생각했다"라며 "요즘 내가 부르는 노래는 너무 겉멋이 들었다고 생각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어 "저 때의 떨림, 저 때의 불안이 다 느껴졌다"라며 "노래 좀 똑바로 하고 다니라는 질책처럼 들렸다"라고 얘기해 눈길을 끌었다.

가수 김창완이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벨로주 망원에서 가진 2022 산울림 데뷔 45주년 기념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2022.10.6/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김창완은 "제가 요즘에 힙합 가수나 래퍼들의 노래를 흘려들었다"라며 "젊은 애들이 불만 있으면 저렇게 할 수도 있지, 지들끼리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각해보면 77년에 데뷔했을 때 '저게 무슨 노래냐' '파격이다'라는 사람도 있었고 환호하는 사람도 많았다"라며 "(그랬던 것들을 생각해보면) 젊은 가수나 이런 사람들한테 웬만하면 좋은 소리해야겠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노래가) 50년 뒤에 무슨 평가를 어떻게 받을지 알겠나"라며 "지금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김창완은 이번 프로젝트의 진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개인적으로 판권과 저작권, 소유권에 관해서 아주 긴 분쟁의 시간이 있었다"라며 "10년 만에 대법원 판결을 받고 소유권이 확정이 됐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이후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었다"라며 "산울림 노래가 형제들 것 뿐만이 아니면 남겨 둬도 되겠다 싶었다"라고 했다.

김창완은 다시 산울림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할 계획이 있냐는 물음에 "김창완 밴드로 다녀도 '산울림 공연하지 않았어요'라고 하시더라"라며 "하지만 저는 산울림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공연하는 일은 없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산울림은 그냥 이번 앨범으로 부활했다고 해야 하나"라며 "기존 앨범과 너무 소리가 다르더라"라고 말했다.

김창완은 또한 "당시 국내 최고의 스튜디오에서 레코딩했는데, 그때의 열악한 환경에서 판으로만 나오면 소리가 쪼그라들고 불만이 많았다"라며 "이번에 리마스터링 작업을 통해서 정말로 1977년의 형제가 생각나고 (먼저 세상을 떠난) 막내 생각이 많이 나더라"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한편 '산울림 리마스터 프로젝트'는 단순히 음반 재발매와 음원 공개로 그치지 않고, 에꼴 드 고래 레이블을 출범한 뒤 새로운 아티스트 발굴도 펼칠 예정이다. 원본을 새롭게 가감없이 작업을 했다는 것을 들어주셨으면 한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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