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정농단 공범' 최순실, 악플 1500건 고소
법조계 "범죄자 상대 모욕 형사처벌 전례 없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가 자신이 등장하는 기사에 악플을 단 댓글 작성자들을 상대로 1500여건의 고소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비선실세로 불린 최씨는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복역 중이다. 일선 경찰관들은 무더기 고소에 따른 수사 적체를 우려했다.
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지난달 말 서울 수서·송파·중랑경찰서에 최씨 명의로 500여건의 고소장이 접수됐다. 최씨는 국정농단 수사와 재판이 한창이던 2017~2018년 작성된 기사에 악플을 단 사람들을 모욕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이들 3개 경찰서뿐 아니라 동작·강남경찰서에도 최씨 명의의 고소장이 다수 접수됐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무더기 고소는 맞지만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댓글 작성의 범죄 성립 여부와 공소시효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모욕죄의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일선 경찰관들은 최씨의 무더기 고소가 수사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했다. 최씨처럼 수백건을 고소할 경우 댓글을 단 개별 아이디를 하나씩 1건의 사건으로 접수해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량 고소는 국가적으로 인력 소모가 클뿐 아니라 다른 수사에도 지장을 준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유튜버와 인플루언서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명예훼손 사건이 늘어났다”며 “이슈가 있을 때마다 대량 고소가 들어오는데 그때마다 사이버 수사가 마비될 정도”라고 했다.
법률가들은 무더기 고소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범죄자에 대한 모욕을 형사처벌한 전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씨는 대법원에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3676만원이 확정됐다.
기자는 최씨의 고소 경위 등을 묻기 위해 그의 변호인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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