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체력, 전북은 기세..현대가 더비 누가 더 유리할까?

황민국 기자 2022. 10. 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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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이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5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4강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경기에서 전북 박진섭이 헤딩 슛하고 있다. 2022.10.5 yongtae@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프로축구 K리그에서 21세기 가장 핫한 라이벌전을 말한다면 현대가(家) 더비를 빼놓을 수 없다. 무려 5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린 전북과 만년 2위의 설움을 겪는 울산이 매번 명승부를 벌이다보니 다른 라이벌전의 김을 뺐다. 역대 전적도 공식전을 모두 합쳐 44승30무41패(전북 우세)로 팽팽하다.

올해는 울산이 선두를 달리고, 전북이 그 뒤를 바짝 쫓는 가운데 올해 마지막 맞대결이 8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열린다.

사실상 K리그1 우승이 걸린 결승전이나 마찬가지다. 울산(승점 69)이 4경기를 남긴 현재 전북보다 승점 5점차로 앞선 터라 이기거나 비긴다면 17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컵에 가까워진다. 지난 3년간 선두를 달리다가 막판에 전북에 역전 우승을 빼앗겼던 아쉬움도 털어낼 수 있다.

반대로 전북이 승리한다면 ‘마지막은 전북이 웃는’ 역사가 또 반복될 수 있다. 여전히 다른 팀들이 도와줘야 한다지만 2017년부터 6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기대해볼 수 있다.

올해 마지막 현대가 더비는 지난 5일 같은 장소에서 막을 내린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전을 살펴볼 때 유불리를 따지기가 쉽지 않다. 기세에선 원정팀 전북이 상승세다. 전북은 이날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조규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웃었다. 올해 맞대결 전적에서 2승1무1패로 한 발 앞서가는 순간이었다.

찬바람이 불면 힘을 못 쓰는 울산의 가을 트라우마가 다시 부각되기도 했다. 울산 홍명보 감독은 “한 팀은 이기고, 한 팀은 졌다. 분위기에서 차이가 많이 날 것”이라고 걱정하면서 “K리그1 맞대결에선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런데 선수들의 체력을 따진다면 울산이 오히려 낫다. 당초 울산은 2005년이 마지막 우승인 K리그1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FA컵에선 주전 수비수 김영권을 아예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여기에 이청용과 엄원상, 김태환, 박용우 등 주전급 다수를 선발에서 제외해 K리그1 우승 레이스를 대비했다. 비록, 울산이 레오나르도의 퇴장이라는 변수로 11명이 아닌 10명이 연장 전·후반 30분을 소화했지만 체력에선 더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북은 FA컵부터 주전을 모두 내보낸 상황에서 이번 맞대결까지 사흘 간격으로 총력전을 펼친다는 부담을 안았다는 점에서 비교된다. 전북 수비수 김진수는 “감독님은 FA컵에 이어 이번 경기까지 멤버를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도 버티겠다는 마음”이라며 “얼마나 버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상이란 변수도 울산에 조금이나마 균형을 기울게 만든다. 울산은 선수단에 별다른 부상이 없는 반면 전북은 김진수가 후반 40분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을 호소해 교체됐다. 박진섭도 레오나르도와 충돌로 코뼈가 부러졌다. 또 다른 주축 선수인 구스타보와 홍정호도 부상으로 FA컵을 건너 뛴 터라 고민이 깊어진다.

울산이 안방에서 편하게 경기를 준비하는 반면 전북은 원정의 설움을 겪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전북은 현대가 더비가 열리는 시기에 울산에서 전국체전이 겹쳐 천연잔디 훈련장을 구하지 못했다. 전북 김상식 감독은 “인조잔디에서 훈련해 컨디션 조절이 힘들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은 의지가 강하다. 올해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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