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전세계가 더욱 추워진다..고물가에 기름값 다시 오른다

신기림 기자 2022. 10. 6. 14: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PEC+ 11월 대규모 원유감산..러' 유가 상한조치 희석
석유수출국기구(OPEC)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러시아가 사우디 아라비아를 등에 업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돈줄을 옥죄려는 서방의 시도를 무력화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산유국 모임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대규모 감산에 나서며 유가가 조만간 세 자릿수로 재진입할 분위기다.

겨울철 칼바람이 불기도 전에 에너지 대란이 심해져 한겨울 글로벌 경제는 깊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연말 유가 110달러 전망

5일(현지시간) OPEC+는 11월부터 매일 200만배럴의 원유생산을 줄인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 규모의 감산이다. 11월부터 시작되는 감산과 더불어 12월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까지 금지하면 유가는 더욱 오를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배럴당 90달러를 넘긴 유가(브렌트유)가 4분기 110달러로 오를 것이라며 전망을 상향했다. 에너지컨설팅업체 리스태드는 유가가 크리스마스 이전에 100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가 다시 오르면 러시아는 원유수출로 계속해서 상당한 달러를 쌓아 우크라이나 전쟁자금을 댈 수 있다.

이번 감산은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의 상한 조치를 포함한 새로운 제재의 승인을 하루 앞두고 나온 조치다. 결국 러시아의 전쟁자금을 옥죄려는 서방의 조치가 OPEC+의 감산 결정으로 사실상 무력화한 셈이다.

OPEC+의 감산으로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상한 조치는 새로운 장애에 부딪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글로벌 원유 공급이 급격하게 줄면서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를 더 많이 수입할 수 있다.

◇유가상한 확대 적용 우려…금리인상에 침체 위험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의 상한을 제한한 것이 OPEC 산유국들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OPEC+가 감산에 전격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보좌관을 지냈던 밥 맥낼리 라피디안에너지그룹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OPEC+산유국들은 러시아산에만 적용될 계획인 가격 상한이 나중에 다른 국가들에도 확대 적용을 위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닷컴

또 OPEC을 주도하는 사우디는 감산의 배경으로 미국 주도의 급격한 금리인상을 꼽았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갑자기 금리를 많이 올려 글로벌 경제가 침체위기에 빠지며 원유수요도 급감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공급을 줄인다는 것이다.

사우디의 압둘라지즈 빈 살만 에너지 장관은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뒤늦게(belatedly)"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는 바람에 글로벌 침체 우려가 커져 OPEC+가 선제적 감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유가는 상승세를 탔다. 국제유가 벤치마크 북해 브렌트유는 대규모 감산 가능성이 불거진 지난 3거래일 동안 7% 가까이 뛰어 배럴당 93달러로 올라섰다. 게다가 달러 강세 속에서 유가 상승은 에너지 수입 비용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1월 중간선거 앞둔 미국 물가 '역풍'

OPEC+ 감산 결정 이후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 겸 에너지 장관은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에 상한을 가할 조치가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생산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원유, 휘발유, 증류유(distillate : 디젤과 난방유) 재고가 모두 감소해 공급이 더 빡빡해졌다. 자동차 연료 재고는 473만배럴로 2014년 11월 이후 최저로 줄었다.

중간 선거를 한 달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감산으로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압박을 더 받아 선거 패배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에너지리서치업체 말레리안베타피의 스테이시 모리스 대표는 블룸버그에 이번 감산에 대해 "원유 수요와 세계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더 큰 우려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공격적 금리인상을 이어가면서 지난 3분기 유가는 25%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워싱턴 본부 독수리상 ⓒ AFP=뉴스1

shink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