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학 심층취재 14편] 인서울은 안심? '공룡 대학'의 또 다른 부실

박광주 기자 2022. 10. 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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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부실대 연속보도,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대학구조개혁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키워드, 수도권 정원조정 문제를 살펴보려 합니다. 

지역별로 대학 정원을 살펴봤는데요.

서울 지역 정원이 부산과 울산, 경상남북도과 제주 등 5개 시도를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당장은 사정이 괜찮아 보이지만, 교육의 질을 뜯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지방대는 미달로, 수도권은 과밀화로 인해, 또 다른 형태의 부실이 발생하는 건데요.

이런 구조 속에선, 대학 사회의 성장과 상생을 위한 그 어떤 지원도 효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박광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신촌의 대학가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뒤, 연일 학생들로 붐빕니다. 

대면 강의가 시작되면서 온라인 부실수업 논란은 줄었지만, 의미 있는 토론과 질문이 오갈 기회가 많지는 않습니다.

인터뷰: 김영인 3학년 / 연세대 불어불문과

"대면 수업 안 하고 비대면으로만 진행을 하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불편한지 몰랐는데 약간 사람이 많아서 교수님 목소리가 뒤에까지 안 들리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 전영준 4학년 / 연세대 수학과 

"학생들이 많다 보니까 질문하기도 조금 부담스럽고 질문을 한다 하더라도 뭔가 제대로 답변을 받기가 어렵고…."

수도권 대학의 학부 재학생은 최대 2만 5천 명. 

2만 명에 근접하는 대학은 5곳, 1만 5천 명이 넘는 대학은 12곳에 이릅니다. 

이 같은 과밀화는 교원 확보와 소규모 수업 등 교육과 연구 여건을 열악하게 합니다.

실제, 학부생 1만 5천 명 이상 대규모 사립대학 21곳을 대상으로 교육여건을 조사했더니, 2020년엔 전임교원 확보율이 72%로 법정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해외 대학과 비교하면 과밀화 현상이 뚜렷한데, 미국의 스탠퍼드와 예일, 하버드 대학교는 학부생이 약 4천~7천 명,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는 1만 1~2천 명, 우리와 교육체계가 비슷하다는 일본 교토대와 동경대도 1만 3~4천 명대 수준입니다. 

인터뷰: 임은희 연구원 / 대학교육연구소

"대학들은 학부 규모도 굉장히 크고, 대학원 규모도 크면서 그에 맞는 적절한 교육 여건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도권 대학도 각 대학이 운영할 수 있는 어떤 적절한 교육 규모에 맞게 좀 줄이면서 수도권 대학도 지방 대학도 함께 윈-윈하는 구조로(전환하는 것이 어떨까)."

정부의 첨단분야 인재 양성 정책과 맞물려, 수도권의 학부 정원은 지금보다 최소 수천 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수도권 학생들이 연쇄적으로 빠져나가면서, 지역의 공동화와 부실화를 부추기는 구조인데, 이런 환경에선 아무리 규제를 풀고 재정을 지원해도 구조개혁의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김종영 교수 / 경희대 사회학과

"인서울 대학과 지방대가 1등, 2등으로 극심하게 갈라져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이런 구조를 가진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통계청의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는 내후년부터 약 10년간 정체기를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형적인 대학정원 구조를 고칠 마지막 기회로 통합니다.

결국, 수도권을 포함한 정원 조정이 구조개혁의 성패를 좌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과밀화로 인한 또 다른 교육 부실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과감한 정책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BS뉴스 박광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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