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책이 아파해요"..도서관 책들의 수난시대

정길훈 입력 2022. 10. 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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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광역시립도서관, 장서 83만 권 소장..한해 이용객 47만 명
- 광주광역시립도서관, 지난해 파손 책 만 2천5백여 권 폐기
- 대출 책에 밑줄·형광펜 낙서..페이지 통째로 찢은 경우도 많아
- 도서관 이용 규정에 파손 시 변상 규정 있지만 적발 어려워
- 도서관 책은 '공공재'..이용객 인식 바뀌어야
[KBS 광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전 보도국장)
■ 출연 : 김현경 리포터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youtu.be/qnSSrhzrIvc

◇ 정길훈 앵커 (이하 정길훈): 책 읽기 좋은 계절 가을입니다. 도서관에서 책 빌려보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책에 낙서가 가득하거나 훼손돼서 불쾌한 경험 한두 번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 광주광역시립도서관에서 훼손되거나 파손돼 폐기 처리한 책이 만 2천 권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 내용을 취재한 김현경 리포터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현경 리포터 (이하 김현경):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광주광역시립도서관은 공립도서관이니까 많은 시민이 부담 없이 자주 찾을 텐데요. 소장하고 있는 도서가 어느 정도 됩니까?

◆ 김현경: 먼저 광주광역시립도서관은 무등도서관과 산수도서관, 사직도서관 이렇게 3개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3개 도서관을 통틀어서 약 83만 권의 장서와 5만 점의 전자 자료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간 47만 명의 이용자가 이용하고 있고요. 도서관별로 향토, 시문학, 미술 자료를 특화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 정길훈: 도서관의 책은 공공재니까 이용객들이 깨끗하게 봐야 될 텐데 폐기되는 책이 상당히 많다면서요?

자료화면: 광주광역시립도서관


◆ 김현경: 훼손과 파손의 이유도 있지만 책이 오래되거나 여러 번 개정됐거나 하는 이유로 도서관은 매년 폐기 도서를 선정하고 있는데요. 전체 장서에서 폐기할 수 있는 비율이 정해져 있어서 모두 다 폐기 처리할 수는 없고요. 매년 4만 권 정도를 폐기 처리하고 있는데 광주광역시립도서관 권지혜 담당자의 설명 들어보시죠.

-(권지혜/광주광역시립도서관): 작년 한해 우리 시립도서관에서는 4만 2000여 권의 도서를 폐기했는데 이중 파손으로 인해 폐기한 도서는 만 2500여 권입니다. 이는 한해 폐기한 도서의 약 30%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김현경): 그러면 도서가 주로 어떻게 훼손돼 있는 경우를 많이 보셨어요?

-(권지혜/광주광역시립도서관): 작은 낙서부터 문제 채점까지 돼 있는 학습서, 페이지가 찢겨서 전후 내용을 알 수 없는 도서가 다수 있었습니다. 전공 자격증 서적에는 형광펜이 그어져 있어서 다음 이용자가 학습하기 어려운 상태이기도 했고요.

◆ 김현경: 그러니까 지난 한 해 4만 2000여 권을 폐기했는데 이것이 모두 훼손되거나 파손된 도서는 아니고요. 4만 2000여 권 중에서 정말 심각하게 훼손된 도서, 만 2500여 권을 폐기 처리했습니다. 나머지는 이용 가치가 떨어진 이유로 폐기됐는데요. 그래도 훼손, 파손 도서가 정말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심각한 만 권이 넘는 도서를 선정했고 이것이 전체 폐기 도서의 30% 정도 되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양이고요. 모두가 함께 이용해야 하는 도서인데 이렇게 함부로 대한다는 분들도 그만큼 많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큰 상황입니다.

◇ 정길훈: 저도 가끔씩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 보는데 밑줄 긋거나 낙서한 그런 책들이 상당히 많더라고요. 이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심각한 사례도 많다면서요?


◆ 김현경: 특히나 이용률이 높고 대출 빈도가 높은 어린이 도서, 저도 함께 살펴봤는데요. 책 등이 정말 다 훼손되고 낱장이 뜯어져서 내용을 확인할 수 없고 또 아무래도 아이들이 막 만지다 보니까 내용이 찢겨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것은 아이들 도서뿐 아니라 성인 도서 역시 밑줄을 치거나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는 장은 찢어간다거나 아니면 반 접혀 있거나 이런 비양심적인 이용자가 많았고요. 또 빌려보는 도서인데 책을 보면서 음료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으면서 책을 봐서 그것이 떨어져서 더러운 도서도 있었습니다.

◇ 정길훈: 책을 한참 집중해서 읽고 있는데 아무래도 그런 대목을 만나면 훼손된 것을 보면 기분이 불쾌할 수밖에 없는데 도서관 이용객들의 목소리도 들어봤죠?

◆ 김현경: 네. 그렇습니다. 무등도서관이 현재 휴관 중이라서 산수도서관을 찾았는데요. 그 시간대에도 많은 분이 오셔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간단한 소설책이나 자기계발서 자주 빌려보고 여행도서 같은 경우도 도서관에서 빌려보는데요. 대체로 깨끗한 경우가 많지만 가끔 가다가 낙서가 있고 하면 기분이 나쁘다 이렇게 말했고 내 책이 아니지만 공공재인 만큼 모두가 소중하게 다뤄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도서관 이용객): 학과에 관련된 전공서적 같은 경우 많이 빌리고 있습니다. 낙서도 낙서고 밑줄도 밑줄인데 커피가 떨어져서 커피 안의 내용물이 쏟아져 있는, 오염돼 있는 것을 봤을 때 이것을 쓰기가 껄끄럽죠. 책이 공공재니까 깨끗하게 사용을 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배려를 하고 이런 모습을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도서관 이용객): 여행 계획 짜려고 빌렸는데 다른 사람이 밑줄 쳐놓고 접어놓고 어떤 부분은 찢어가서 약간 그 부분을 못보고 꼭 필요한 부분이 찢어져 있을 때는 사용을 못해서 기분이 나빴어요. 같이 쓰는 물건이고 공공재니까 시민의식을 가지고 깨끗하게 그리고 원래 상태 그대로 잘 반납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정길훈: 도서관 대출 규정에는 책을 파손했을 경우 변상하는 규정도 있지 않을까요?

◆ 김현경: 그렇습니다. 도서관 이용 규정에 훼손, 분실 도서와 관련해서 새 책으로 받거나 같은 액수로 변상한다는 이런 내부 규정이 있는데요. 사실 지켜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변상을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한데 거의 분실 도서에 한정이 되고 훼손은 직접적으로 적발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 규정을 지키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혹시나 이용객을 의심한다는 민원 탓에 대면으로 반납할 때 일일이 훼손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고요. 만약 무인 반납기에서 훼손 도서를 발견해도 직전 이용객이 내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원래부터 이랬다고 하면 방법이 따로 없기 때문입니다.

◇ 정길훈: 도서관 책 훼손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시민 인식이 바뀔만도 한데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 김현경: 그렇습니다. 공공도서관 장서 훼손 또 책의 효용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는 것과 같은 경우인데요. 공공재도 소중한 자산이라는 인식과 함께 시민이 함께하는 공공도서인 만큼 주인의식을 가지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정말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권지혜 담당자입니다.

-(권지혜/광주광역시립도서관): 아무래도 저희가 이용자에게 파손 책임을 묻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고요. 도서관을 이용하는 일부 시민의 행동이 다른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어서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이용하는 공공재인 만큼 나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타인을 배려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이용자 분들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경: 다른 지역 도서관에서는 그래서 시민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훼손된 도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전시회를 열기도 하는데요. 도서관은 여러 사람이 이용하고 우리의 소중한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더 주의하도록 강조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길훈: 책을 읽다가 중요한 내용이 나오면 밑줄 긋는 분들 많은데 그것은 자신이 소유한 책에나 할 일이지 공공재인 도서관 책에 할 일은 아닌 것 같고요. 다른 사람도 배려해야 되겠죠.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 김현경: 고맙습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김현경 리포터였습니다.

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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