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머스크를 경계하라".. 독재정권 습격한 '스타링크'

안상현 기자 입력 2022. 10. 6. 13:31 수정 2022. 10. 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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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Biz Pick: 여론전의 신병기

미국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저궤도 인공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가 독재 정권을 무력화하는 신병기로 떠오르고 있다. 독재 정권이 정보 통제와 여론 단속을 위해 인터넷을 차단해도 지상 기지국 없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스타링크까지는 손 쓸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스타링크의 저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미 입증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동시에 전파 교란 및 전력망 차단 등의 전자전을 펼쳤고, 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자 우크라이나 내 정보 통신망을 조직적으로 파괴하며 통신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고립시키려는 노력은 스타링크에 의해 수포로 돌아갔다. 머스크는 전쟁 발발 직후 스타링크 단말기(위성 접시 및 라우터) 3670대를 우크라이나 정부에 기부했고, 미국 정부까지 나서 1330대의 단말기를 추가 구매해 보냈다. 그 덕에 우크라이나군과 시민은 전황을 실시간으로 알리며 국제 여론전을 펼칠 수 있었다. 사이버전(戰)과 드론 운영, 정밀 유도무기 통제 등에 필요한 야전 통신망과 군 화력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긴요하게 활용됐다. 미 국방부 소속 데이브 트렘퍼 전자전 담당 국장은 “전문가 입장에서 스타링크의 대응은 눈물이 날 정도로 환상적”이라고 했다.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하르키우 시내에 설치된 스타링크의 위성 통신 설비. 우크라이나 당국이 사실상 국가 기간 통신망으로 활용 중이다. /AFP연합

위력을 확인한 미 정부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확산 중인 이란에서도 스타링크를 적극 활용할 태세다. 현재 이란에선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 미착용’ 혐의로 구속돼 경찰 조사를 받던 도중 숨진 사건으로 반정부 시위가 촉발돼 전체 31개 주(州) 80여 개 도시로 확산됐고, 이란 정부는 여론 통제를 위해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

그러자 미 재무부는 지난달 23일(현지 시각) 자국 기업이 적성국인 이란과 거래할 수 있는 품목에 소셜미디어, 화상회의 플랫폼 등과 함께 스타링크를 추가했다.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가 트위터에 “이란에서 스타링크를 쓸 수 있도록 (정부에) 제재 면제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지 나흘 만이다. 재무부는 “개정된 지침은 기술기업이 이란인에게 더 안전한 외부 인터넷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설명했고, 머스크는 곧장 “스타링크를 활성화한다(Activating Starlink)”고 화답했다. 머스크는 최근 “쿠바 같은 다른 독재 국가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할 수 있느냐”는 트위터 팔로어 질문에도 “그렇다(OK)”고 답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중국에서는 스타링크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영 싱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세계정치연구소 리옌 부소장은 지난 26일 중·미 관계를 전망하는 논문에서 “머스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볼 수 있듯 전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가 대만을 지지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만을 노리는 중국에 대해서도 머스크가 영웅 심리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간 머스크의 발언과 행보가 친중(親中)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데다 머스크의 ‘돈줄’인 테슬라는 상하이에 대규모 전기차 제조시설 기가팩토리를 가지고 있다.

스타링크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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