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득점·퇴장 악재'에 울었던 캡틴 나상호, 이토록 극적인 해갈이라니

조영훈 기자 2022. 10. 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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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가뭄은 이어졌고, 팀은 추락했다.

주장 나상호의 어깨가 참으로 무거울 법 했다.

모든 갈등과 그간 부진으로 인해 벌어진 깊은 상처를 봉합한 건 주장 나상호였다.

나상호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 홀로 역습에 나서 왼 측면을 헤집고 중앙으로 침투, 날카로운 중거리 슛으로 대구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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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골 가뭄은 이어졌고, 팀은 추락했다. 주장 나상호의 어깨가 참으로 무거울 법 했다. 가장 중요했던 경기에서 극적으로 해갈했다.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FC 서울은 5일 저녁 8시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FA컵 준결승 대구 FC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분위기가 심각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K리그 정규 33라운드와 파이널 B 34라운드에서 대구와 치른 2연전에서 모두 패배했다. 승점 41로, 강등 플레이오프로 가야하는 10위 수원 삼성(승점 37)과 차이가 4로 좁혀졌다.

경기 외적 잡음도 흘러나왔다. 서울 서포터와 기성용이 충돌했다. 34라운드 대구전 2-3 패배 후 몇몇 팬이 감독과 선수단을 거세게 비판했고, 선수 대표로 기성용이 나섰다. 일부 팬 욕설이 들려오자 기성용도 흥분했다.

그리고 찾아온 FA컵 준결승, 대구와 3연전 마지막 경기이자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바꿀 기회였다. 하나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서울은 전반전 대구 오승훈 골키퍼에게 번번이 공격 시도를 가로막혔다. 후반전 들어서는 세징야를 투입한 대구에 오히려 흐름이 밀리며 간담 서늘한 기회를 허용하기도 했다.

모든 갈등과 그간 부진으로 인해 벌어진 깊은 상처를 봉합한 건 주장 나상호였다. 나상호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 홀로 역습에 나서 왼 측면을 헤집고 중앙으로 침투, 날카로운 중거리 슛으로 대구 골망을 흔들었다. 결승골이었다.

그간 모든 서울 구성원 중 가장 마음이 쓰라리고 힘들었던 건 나상호였을 테다. 서울은 지난 8월 주장을 기성용에서 나상호로 교체했다. 부주장도 함께 교체됐다.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반전하려는 의도였다.

한때 리그에서 2연승을 내달리며 효과를 보는 듯했지만, 오래 가지는 않았다. 서울은 28라운드부터 31라운드까지 4경기 무승(2무 2패), 최근 대구와 2연전 2연패 등 악화일로였다. 나상호는 29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하며 이 경기 패배의 일부 책임까지 졌다.

결국 가장 극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골, 그리고 승리였다. 나상호는 이번 득점으로 서울에서 약 두 달, 11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득점 후 누구보다 가뿐한 표정으로 훌쩍 뛰어오르는 셀러브레이션을 펼쳤다.

주장, 그리고 팀 에이스라는 숙명을 짊어졌기에 이 분위기를 반드시 바꿔야 했다. 그리고 FA컵 준결승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결승골을 성공해 남은 시즌의 동력을 얻게 됐다. 가장 가물어 바닥이 쩍쩍 갈라졌던 서울의 가뭄, 나상호는 가장 극적인 순간에 비를 뿌렸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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