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차 무색했다..정명훈과 임윤찬의 베토벤 '황제' 첫 호흡 빛나

이강은 2022. 10. 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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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 거장과 거장이 될 만한 재목인 두 음악가의 하모니는 반백 년 차이를 무색케할 만큼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

 마에스트로 정명훈(69)이 이끄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와 지난 6월 반 클라이번 국제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하며 세계 클래식계를 뒤흔든 피아니스트 임윤찬(18)이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를 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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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관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 거장과 거장이 될 만한 재목인 두 음악가의 하모니는 반백 년 차이를 무색케할 만큼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 ‘악성’(음악의 성인) 베토벤도 지켜봤다면 흐뭇하게 여겼을 듯한 무대가 5일 저녁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다. 마에스트로 정명훈(69)이 이끄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와 지난 6월 반 클라이번 국제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하며 세계 클래식계를 뒤흔든 피아니스트 임윤찬(18)이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를 들고 나왔다. 두 사람의 티켓파워를 입증하듯 2000석가량의 콘서트홀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기대와 설렘을 감추지 못했고, 정명훈과 임윤찬은 멋지게 화답했다.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정명훈과 임윤찬,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공연 현장. 롯데콘서트홀 제공
둘이 만들어낸 선율은 유려하게 섞이고 상승하면서 200여년 전 전쟁 와중에 역사상 최고로 손꼽히는 피아노 협주곡을 완성한 베토벤의 심경을 한 올 한 올 풀어냈다. 특히 임윤찬의 국내 무대 첫 ‘황제’ 공연을 위해 연주 내내 까마득한 후배를 배려하는 정명훈의 마음이 읽혀졌다. 임윤찬이 정교하면서도 기품이 넘치는 연주로 마지막 악장을 끝내자 관객들은 콘서트홀이 떠나갈 듯한 갈채를 보냈고, 정명훈은 흐뭇한 표정과 미소로 임윤찬과 포옹을 나눴다. 임윤찬과 처음 호흡을 맞췄음에도 틈새 없이 깊고 진한 음악을 들려준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황제’는 정명훈이 김선욱과 조성진 등 젊은 피아니스트와 즐겨 연주하는 레퍼토리다. 조성진도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2017년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에서 ‘황제’를 들려줬다.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정명훈과 임윤찬,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공연 현장. 롯데콘서트홀 제공
임윤찬은 ‘황제’ 연주를 마친 뒤 관객들의 거듭된 커튼콜에 페데리코 몸포우의 ‘정원의 소녀들’과 스크랴빈의 소곡과 시곡을 앙코르곡으로 선사했다. 그는 가을 밤에 어울리는 서정적이고 맑은 음악을 들려준 뒤 바로 떠났다. 6일과 8일 각각 전남대 민주마루와 통영국제음악당에서 홍석원이 지휘하는 광주시향과 연주할 ‘황제’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특히 8일 통영 연주 실황은 유니버설뮤직을 통해 임윤찬의 첫 라이브 앨범으로 발매된다.
정명훈은 2부에서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을 작곡가 의도가 도드라지게 연주해 큰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정명훈이 음악감독을 맡은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남북한 교류를 목적으로 국내 오케스트라 전·현직 단원과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 연주자가 모여 2017년 결성됐다. 정명훈이 “나는 음악인이기 전에 한국인이고 한국인으로 제일 중요한 일은 남북한 문제이다”라고 한 것처럼, 언젠가 남북한 음악가가 함께 하나의 대한민국을 노래하는 게 목표다.
한편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콘서트홀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정 회장은 임윤찬 공연을 본 후 인터미션 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만나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현대차그룹도 서울 삼성동에 들어설 통합 사옥에 클래식 전용관 등 공연장을 건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임윤찬은 지난 8월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강원 평창에서 주최한 ‘제8회 계촌 클래식 축제’ 무대에 선 바 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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