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춧값 치솟아 김장 포기하는데, 농산물 폐기엔 105억 낭비

박문수 2022. 10. 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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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의 수급·가격 안정을 목적으로 정부에서 구매한 농산물의 상당량이 폐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배추, 무, 고추 등 농산물 가격 폭등에 김장을 포기하는 시민이 급증하는 가운데 농산물 폐기에 105억원이 넘는 혈세가 낭비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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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수급조절 농산물 5만5248t 폐기
농산물 수급조절 품목 폐기현황. 어기구 의원실 제공.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배추를 구매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내놓은 '농업관측 엽근채소 10월호'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배추 출하량은 평년보다 감소해 10㎏(상품) 기준 도매가격은 9000원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도매가격 5821원과 비교해 54.6%, 평년 가격인 7159원에 비해 25.7% 높은 수준이다. 사진=뉴시스

어기구 의원이 국감 현장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농산물의 수급·가격 안정을 목적으로 정부에서 구매한 농산물의 상당량이 폐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배추, 무, 고추 등 농산물 가격 폭등에 김장을 포기하는 시민이 급증하는 가운데 농산물 폐기에 105억원이 넘는 혈세가 낭비됐다는 지적이다.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제출받은 ‘수급조절 품목 폐기현황’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6월 상반기까지 수급조절 목적으로 구매 후 폐기된 농산물은 5만5248t에 달했다. 이를 폐기하는데만 105억3200만원이 쓰였다.

aT는 수급조절과 가격안정 목적으로 농산물을 사들이고, 신선란을 수입해왔지만 수급조절에는 실패하고 예산만 낭비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비축물량으로 사들여도 매년 김장철이 되면 배춧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 엽근채소 10월호'에 따르면 이달 배추 도매가격은 10㎏ 기준 9000원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같은 달 도매가격 5821원과 비교하면 1.5배, 평년 가격(7159원) 대비 1.3배 수준이다.

가장 많이 폐기된 양파의 경우, 올해 초 재고증가와 소비부진으로 가격이 폭락했다. 올 여름 태풍과 물난리로 가격이 폭등하자 8월부터 긴급수입이 진행되고 있다.

무와 배추는 생육기간이 짧고, 재배면적, 작황 등에 따라 생산량 변동이 큰 작물이다. 이 때문에 연중관리가 필수다. 수급조절위원회를 상시적으로 열어 수급안정대책 논의가 진행돼야 하지만, 2021년 3차례, 2022년은 단 1차례 개최됐다.

특히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 운영규정' 제5조에 따라 긴급한 경우 서면심의 방식으로 할 수 있음에도, 서면심의 위원회조차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도별 폐기물량을 살펴보면 2017년 폐기물량은 없었던 반면, 2018년 2893t, 2019년 1,4660t, 2020년 9629t, 2021년 1만6301t, 2022년 6월까지 1만1765t이 처분됐다. 품목별로는 양파, 배추, 무, 마늘 등 4개 품목의 폐기량만 무려 5만4254t에 달했다. 양파 1만9584t, 배추 1만4775t, 무 1만4680t, 마늘 5215t 순이었다.

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계란 공급이 부족해지자 가격안정을 위한 명목으로 긴급수입한 신선란 2332만개도 폐기됐다. 긴급 수입 신선란 폐기에는 4억6800만원이 소요됐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국민먹거리가 식탁에 제대로 올려지지도 못하고 국민혈세로 폐기되고 있다”며 “작황을 예상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보다 정교한 수급예측으로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고 농민들이 농산물을 제값에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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