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재생에너지, 생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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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조기 달성을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新환경경영전략의 중심에 재생에너지가 있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지난 5월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 종식을 위한 REPowerEU를 발표했는데, 태양광 발전용량 2025년 2배 증가, 2030년 600 GW 달성,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45% 등 기존보다 목표가 공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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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조기 달성을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新환경경영전략의 중심에 재생에너지가 있는 것이다. 전사적 전략이므로 삼성SDI에 이어 계열사 동참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RE100'은 민간 캠페인이지만 국제사회의 압박 때문에, 세계 100대 기업이자 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가입이 불가피했다. 국내 낮은 재생전력 비중을 고려할 때, 한국에 생산시설을 둔 전력 다소비 기업들의 'RE100' 이행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반도체 업계가 정부 정책지원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요구하는 까닭이다. 자칫 생산기지 해외 이전으로 재생에너지 신기술뿐 아니라 반도체·자동차 등 기존 수출산업의 경쟁력도 잃기 쉽다.
세계 각국이 에너지 소비·공급망을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하고 투자하는 이유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의 막대한 투자금액도 재생에너지 투입이 일 순위다. 자국 내 일자리창출과 산업생태계, 에너지안보를 위해서다.
우리나라도 노력해 왔으나 많이 부족하다.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늦추자는 일각의 의견은 재생전력 7.5% OECD 최하위국이 당면한 위기를 생각할 때 지나친 여유다. OECD 평균 재생전력 비중이 30%를 넘고, 풍력·태양광 발전 비중은 일본·중국·몽골·베트남을 비롯해 세계 평균 10%를 넘어섰다. 한국은 4.7%에 불과하다.
10년 전 우리와 마찬가지로 태양광·풍력 비중 3% 미만이던 일본·중국의 재생전력 비중은 20, 30%를 상회함에도 보급을 늦추진 않는다. 최대한 빠르게 잘 하는 것이 곧 국가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10년 전 100 GW 규모였던 세계 태양광 시장은 매년 예측보다 큰 성장을 거듭하여 테라와트(TW) 시대에 돌입했다. 3년 내 2TW 돌파, 2040년 20% 점유를 전망하는데, 팬데믹 상황에도 급증한 무역액을 고려하면 이 예측조차 보수적일 수 있다. 최근 2년간 태양광은 네덜란드 4에서 10%, 베트남 2에서 10%로 발전 비중이 늘었고, 최근 3년간 폴란드의 설비는 26배 증가했다.
유럽연합은 지난 5월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 종식을 위한 REPowerEU를 발표했는데, 태양광 발전용량 2025년 2배 증가, 2030년 600 GW 달성,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45% 등 기존보다 목표가 공격적이다.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수급 안전성 확보를 내세우나 본질은 IRA처럼 에너지 자립 및 재생에너지 패권을 위한 것이다. 올 여름 유럽 전력 약 12%를 공급한 태양광은 290억 유로 상당의 가스 소비를 줄였다고 평가받는다. 에너지 비용 급증에 대한 구제책이기도 한 것이다.
중국은 십년 이상 강력한 정부지원에 힘입어 내수시장과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가격·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 태양광 가치사슬 전체를 잠식해 나가고 있다. 풍력 분야도 같은 방식으로 세계 시장 장악력을 확대 중이다.
유럽과 미국은 특정국가의 시장 독점에 대한 위기의식으로 자국 내 공급망 확보와 가치사슬 복원을 꾀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 남은 해결책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 파올로프랭클 국장의 언급처럼 수단은 뻔하다. 경제성까지 고려해도 에너지 수입에 매년 150조원 가량 지출하는 우리나라 경우엔 더욱 그렇다.
재생에너지는 결국 생존 문제다. 기술경쟁력을 보유한 우리 기업들이 튼튼한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 구현에 기여하도록 더 늦기 전에 손써야 한다.
곽지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재생에너지연구소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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