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낳으러 고향 왔다가..캐나다 가뭄으로 연어 수만마리 떼죽음

박은하 기자 2022. 10. 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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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허스티 트위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가뭄으로 산란을 위해 돌아온 연어 수만마리가 떼죽음당했다고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연어보호단체 활동가 윌리엄 허스티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중부 해안지역의 원주민 헬리추크 공동체 지역에서 촬영했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가뭄으로 물이 바싹 마른 개울에서 떼죽음을 당한 연어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바다로 나갔다가 산란기를 맞아 알을 낳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연어들이다. 허스티는 “그저 충격적”이라며 “해마다 산란 전 연어가 죽는 모습을 보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허스티가 공개한 비디오는 독일의 연구원 사라 문트가 산란을 위해 돌아오는 연어 개체군의 건강과 크기를 측정하기 위해 촬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허스티는 열흘 전 오후 잠깐 내린 비와 만조가 연어에게 잘못된 신호를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어들은 상류 계곡의 맑은 물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아갔다가 9~11월 산란기가 되면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죽는다. 산란지로 돌아가려는 연어들은 바다에 머물면서 비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 수위가 상승해야 강을 거슬러 이동하기 더 쉽기 때문이다. 브리티시컬럼비아는 최근 5주간 비가 오지 않을 정도로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잠깐 비가 내리자 연어는 이동했으나 다시 비정상적인 가뭄이 시작됐고 개울이 말라 떼죽음을 당한 것이다.

가디언은 개울이 마르는 바람에 죽은 연어의 개체 수는 6만5000마리에 달하며 그 중 70%가 산란에 실패했다고 추정하는 생물학자도 있다고 전했다. 연어는 곰, 늑대, 독수리 등 지역의 다양한 동물들에 단백질원이 된다. 연어의 집단폐사는 지역 생태계 붕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허스티는 “가슴이 너무나 아프다”며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어떤 식으로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산란 위해 강 거슬러 오르다가…폭염에 몸 곳곳 곰팡이 핀 북미 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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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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