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국가재건은 축구와 함께..우크라이나 2030월드컵 유치 도전장

송지훈 2022. 10. 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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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스페인, 포르투갈과 손잡고 2030월드컵 유치 경쟁에 참여했다.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하루 빨리 끝마치고 국가 재건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사진은 러시아의 침략을 비난하는 우크라이나 축구팬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침략 전쟁으로 국가적 위기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2030년 월드컵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회 개최에 앞서 전쟁을 종식시키고 재건까지 마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해외 언론은 6일 “우크라이나축구협회가 스위스 니옹의 유럽축구연맹(UEFA)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30년 월드컵을 스페인, 포르투갈과 공동개최하겠다는 의지를 공개 천명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지 타임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티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스페인, 포르투갈의 정부 관계자가 월드컵 공동개최안에 대해 승인을 마친 상태”라면서 “기존에 공동개최 유치 노력을 진행해 온 스페인과 포르투갈과 손잡고 조별리그 1~2개 조를 우크라이나에서 개최하는 형태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페르난두 고메스 포르투갈축구협회장(왼쪽),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가운데)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드리 파벨코 우크라이나축구협회장.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축구협회의 기자회견에 동석한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은 “우크라이나가 함께 하며 2030월드컵 유치와 관련해 이베리아 반도를 넘어 유럽 전체가 함께 도전하게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페르난두 고메스 포르투갈축구협회장은 “우크라이나와 손을 맞잡은 것에 대해 UEFA도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안드리 파벨코 우크라이나축구협회장은 “지난 2월 이후 진행 중인 러시아의 침략 전쟁으로 인해 우리의 아이들이 총알을 피해 집과 학교, 축구클럽을 떠나야만 했다”면서 “유럽 여러 나라에서 피난처를 찾은 사람들은 다시 축구를 할 수 있고 새 친구를 사귈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 머무는 국민들도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럽축구연맹 본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연 포르투갈, 스페인, 우크라이나의 축구협회장들. AP=연합뉴스


표면적으로는 우크라이나가 월드컵 유치에 도전한 형식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지난 6월 2030월드컵 유치 도전을 공식 발표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우크라이나를 공동 개최 파트너로 영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도 ‘월드컵 개최’라는 명분을 추가해 러시아를 압박할 수 있다는 점, 전쟁 종료 후 월드컵 개최를 함께 준비하며 국가 재건의 의욕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와 관련해 타임스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최근 전쟁으로 인해 국제적 관심 지역으로 떠오른 우크라이나를 합류시켜 ‘축구는 평화에 기여하는 스포츠’라는 명분을 확보하려는 것”이라 분석했다.

공동기자회견에 앞서 활짝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포르투갈(왼쪽), 스페인(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축구협회장들. AP=연합뉴스


이는 2030월드컵 개최권을 놓고 경쟁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가 앞서 유럽국가 그리스와 손을 잡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는 그리스와의 공동 개최 계획을 밝히며 “동-서양이 함께 치르는 최초의 월드컵으로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 천명한 바 있다.

또 다른 경쟁자 남미국가 컨소시움도 비슷한 콘셉트를 제시한 상태다.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칠레 등 4개국이 손잡고 월드컵을 함께 치르며 남미 대륙을 아우르는 축구와 문화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대회로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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