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 주변의 미식 공간들

서울문화사 2022. 10. 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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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곳, 고궁을 둘러싼 미식 공간들.

01 | 갈로팡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4길 16

창덕궁 근처 갈로팡은 하루 10팀, 예약제로 운영되는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미니멀한 감각이 돋보이는 이곳의 런치는 ‘단짠 조합’으로 구성된다. 아뮈즈부슈는 짭짤한 푸아그라를 바닥에 짙게 깔고, 그 위를 크렘브륄레로 덮고 있다. 단단하게 훈연한 설탕 막을 잘게 부수면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과 짭조름한 푸아그라가 입안에서 뒤섞인다. 라즈베리 소르베와 무화과, 바삭한 가니시를 곁들이면 입안은 상쾌하게 정리된다. 갈로팡의 메인 디시는 양갈비다. 미디엄으로 구운 양갈비에 홀스래디시 소스를 더해 풍미가 풍부하다. 양고기 향이 낯설다면 토마토와 레드피망을 버무린 새콤한 반찬을 먹으면 된다.

02 | 미쉬매쉬

주소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길 47

창덕궁을 마주한 미쉬매쉬는 컨템퍼러리 한식을 선보인다. 위치가 주는 고즈넉한 정취는 미쉬매쉬의 플레이트에도 담겨 있다. 아담한 솥에 담긴 고슬고슬한 밥과 고기 한 덩어리가 정갈하게 놓여 식욕을 자극한다. 전채 요리인 만두는 비건을 위한 야채 만두다. 나비 모양의 연근은 고전적인 느낌을 풍기고, 만두는 표고버섯으로 우려낸 육수를 흘려 촉촉하다. 메인 디시인 고기는 두 종류다. 밀푀유 감자, 파절이와 함께 내는 닭다리 구이는 매콤한 소스에 재워 솥밥과 먹는 것이 좋다. 또 24시간 수비드로 조리한 갈비는 식감이 부드러우며 소스와 다채롭게 섞으면 진가를 드러낸다.

03 | 윳

주소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6길 31

경복궁과 안국역을 지나 인적이 드문 골목에 들어서면 윳이 있다. 문 연 지 세 달째인 윳은 전통 한식을 다룬다. 간이 세지 않은 삼삼한 요리를 내어주는 런치 코스 요리는 타락죽으로 시작된다. 타락죽은 우유의 담백함과 고구마의 단맛이 특징으로, 자색 고구마를 사용해 어여쁜 보랏빛을 띤다. 본격적인 디시의 문을 여는 요리는 곰취쌈과 살치살이다. 살치살을 옆에 놓인 굵은 핑크 솔트 한 톨과 함께 먹으면 고급스러운 풍미가 살아난다. 곰취쌈에 곁들이는 강된장은 짠맛이 거의 없어 자극적이지 않다. 두 번째 디시는 들기름 메밀 막국수다. 쯔유와 간장을 섞은 소스에 막국수를 버무리고, 그 위엔 피클링한 새우를 얹어 들기름의 느끼함이 상쇄된다. 윳은 친절하게도 음식과 전통주 페어링을 큐레이팅해준다. 청주, 증류주, 약주, 수제 맥주까지. 윳의 여정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04 | 만가타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2길 40-5

서까래가 묵묵하게 버티고 있는 만가타는 경복궁 주변의 스웨덴 레스토랑이다. 코스 요리와 단품 요리를 함께 선보인다. 단품 요리 중에서도 돋보이는 메인 디시는 스웨디시 미트볼과 오리 리소토다. 메인 디시를 맛보기 전, 입가심용으로 염장 플래터를 추천한다. 스모거스보드라고 불리는 이 메뉴는 염장한 연어, 수제 마요에 버무린 새우에 송어알과 허브 딜을 곁들인 스카겐뢰라, 김 퓌레가 올라간 피클링된 고등어로 구성된다. 라이 브레드와 오픈 샌드위치 형태로 먹는 전통적인 요리다. 본격 메인 디시로 들어선다. 고기 반죽 안에 양파를 넣어 발효시킨 스웨디시 미트볼은 체리우드 칩으로 훈연한 감자 폼과 함께 먹는다. 다만, 두 조합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라즈베리 피클과 얇게 썬 오이 피클을 곁들이자. 만가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오리 리소토의 플레이팅은 예술적이다. 비트 피클과 타임을 흩뿌린 오이 가슴살 아래에 보리로 만든 리소토가 먹음직스럽다. 오리 가슴살 부위는 조직이 촘촘하고 고소한 풍미를 품고 있다.

Editor : 정소진 | Photography : 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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