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벅지 잡고 교체된 김진수..전북도, 벤투호도 노심초사

배진남 2022. 10. 6.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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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는 맞수 울산 현대를 꺾고 2년 만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 올랐지만 크게 기뻐할 수 없었다.

사흘 뒤 K리그1에서 다시 울산과 맞붙어야 하는 데다 핵심 측면 수비수인 김진수(30)의 불편한 몸 상태 때문이다.

김진수는 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울산과 치른 2022 하나원큐 FA컵 4강 원정 경기에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해 1-1로 맞선 후반 43분 최철순과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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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 FA컵 4강전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교체된 전북 김진수.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전북 현대는 맞수 울산 현대를 꺾고 2년 만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 올랐지만 크게 기뻐할 수 없었다.

사흘 뒤 K리그1에서 다시 울산과 맞붙어야 하는 데다 핵심 측면 수비수인 김진수(30)의 불편한 몸 상태 때문이다.

김진수는 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울산과 치른 2022 하나원큐 FA컵 4강 원정 경기에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해 1-1로 맞선 후반 43분 최철순과 교체됐다.

이날 엔트리에서 빠진 홍정호 대신 주장 완장을 찬 김진수는 변함없이 왼쪽 측면을 오르내리면서 공수에 걸쳐 활약하다 후반 38분께 전진 패스를 한 뒤 오른 허벅지를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그라운드에 들것이 들어갔으나 김진수는 스스로 걸어 나와 교체됐고, 전북은 연장 후반 4분 조규성의 결승 골로 2-1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전북은 사흘 뒤인 8일 같은 장소에서 울산과 K리그1 35라운드를 치른다. 4경기씩 남겨두고 울산에 승점 5가 뒤져 있지만, 리그 6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역전 우승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날 FA컵에서 울산을 꺾은 터라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하지만 김진수의 부상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김상식 전북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뒤 근육이 약간 올라온 것 같은데 내일 체크해 봐야겠다"면서 "피로도가 쌓여 걱정되는 부분이 있는데 내일 살펴보고 다음 경기 출전 여부를 판단해야 할 듯하다"고 무겁게 말했다.

전북 김진수(왼쪽)와 울산 아마노와 공을 다투는 모습.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불과 한 달 반 정도 남겨놓은 상황에서 김진수의 부상은 국가대표팀에도 큰 시름을 안겼다.

김진수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서도 부동의 왼쪽 풀백 자원이다.

이날 경기 후 김진수는 부상 정도를 묻는 말에 "모르겠다. 일단 내일 오전에 검사해본 다음에 무언가를 말씀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교체돼야 할 것 같아 내가 얘기를 하고 나왔다"면서 "내가 느끼기에는 그렇게 심한 것 같지는 않은데 일단은 내일 한번 봐야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우리나라 현역 선수 중 최고의 측면수비수로 꼽히지만, 김진수는 아직 월드컵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2014 브라질 대회와 2018년 러시아 대회 때 모두 본선을 앞두고 각각 발목, 무릎을 다쳐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래서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는 김진수의 마음은 남다르다.

김진수는 올 시즌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누구보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탈이 나지 않는 게 이상하다 싶을 만큼 헌신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다해 왔다.

김진수는 "한두 살 어렸을 때는 근육은 안 다쳤는데, 이제 조금씩 근육이 힘들었던 것 같다"면서 "나 나름대로 관리를 열심히 한다고 했고, 감독님이 배려도 해주셨는데 중간에 교체돼 나와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교체된 뒤에도 벤치에서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아 줬다.

"현재 우리 팀 분위기를 보여주는 거로 생각한다"는 김진수는 "내가 경기에 뛰고 있을 때도 밖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들이 내게 파이팅해주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봤다. 내가 임시 주장을 맡으면서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개인적으로 좀 많이 아쉽고 팀도 지금 중요한 시기인데 아무 일 없이 그냥 근육이 뭉친 정도로 끝나 사흘 뒤 경기도 뛰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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