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1순위' 웸반야마, NBA판 오타니 될까?

김종수 2022. 10.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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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는 세계 최고 농구 선수들의 격전장이다. 타 리그에서 제 아무리 날고 뛰는 선수라도 NBA 레벨에서 경쟁하게 되면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기 일쑤다. 특정 나라에서는 최고 선수로 인정받았음에도 리그 문턱조차 밟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 NBA에서도 ‘저게 가능해?’, ‘어떻게 저런 선수가 나올 수 있지?’라는 놀라움을 불러일으키는 이른바 사기캐릭터들이 존재한다.


매직 존슨은 180cm대 포인트가드가 태반이었던 1980년대 NBA에서 무려 206cm 사이즈로 동포지션에서 경합했다. 단순히 키만 큰 것이 아니었다. 다양한 테크닉, 시야, 패싱센스 등에서 단신 1번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예측할 수 없는 타이밍과 각도에서 나오는 노룩패스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찰스 바클리는 ‘날으는 냉장고’로 불렸다. 파워포워드로는 작은 198cm(실제로는 더 작았다고 함)의 단신 4번이었음에도 동포지션에서 최강자로 군림했다. 비만이라고 불릴 만큼 비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날렵하고 파워풀하게 코트를 누볐다.


그 외에도 엄청난 신장과 체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유연한 몸놀림으로 상대팀 골밑을 파괴했던 샤킬 오닐, NBA기준 특별할 것 없는 신체조건과 운동능력을 가졌지만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3점슛을 앞세워 리그 트랜드 자체를 바꿔버린 스테판 커리, 빅맨의 사이즈를 가진 전천후 득점머신 케빈 듀란트, 빅맨의 몸을 가지고 스윙맨처럼 플레이하는 야니스 아데토쿤보, 어지간한 포인트가드 이상으로 리딩능력이 빼어난 니콜라 요키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동시대는 물론 이전에도 비슷한 캐릭터를 찾기 쉽지 않은 인물들이다. 단순히 기량과 커리어만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닌 본인만이 가진 특별한 무엇인가가 함께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아직 NBA에 데뷔조차 하지 않은 신인이 이러한 계보에 함께 거론되며 화제가 되는 모습이다. 다름아닌 프랑스 최고의 기대주 빅터 웸반야마(18‧224cm)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대형 유망주가 많기로 소문난 다음 시즌 드래프트에서 벌써부터 ‘부동의 0순위’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관심에 쌓여있다.


웸반야마가 속한 프랑스 파리팀 메트로폴리탄 92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있었던 프리 시즌 경기에서 NBA G리그 팀인 이그나이트와 지난 5일 맞붙었다. 해당 경기는 삽시간에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농구 팬과 관계자들은 물론 NBA 각팀 핵심인사들까지 대거 경기장을 찾았을 정도다.


차세대 괴물로 불리는 웸반야마와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는 스콧 핸더슨(18‧188cm)이 맞대결을 펼쳤기 때문이다. 웸반야마에게 가려져 있을 뿐 핸더슨 역시 보통의 드래프트였다면 전체 1순위가 유력한 선수였다. 경기 결과는 이그나이트가 메트로폴리탄 92를 122-115로 잡아냈다. 하지만 웸반야마는 32분 동안 37점(3점슛 7개), 4리바운드, 5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핸더슨 또한 31분 동안 28점, 5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팀 승리까지 이끌어내며 그에 못지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웸반야마를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엄청난 신장을 앞세운 블록슛도 위력적이었지만 마치 슈터를 연상케하는 3점슛 능력으로 경기장을 찾은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탑, 사이드, 45도를 가리지 않고 부드러운 슛폼으로 연신 외곽슛을 꽂아댔다. 11개 중에 7개를 성공시킨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공률도 좋았다. 페이스업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미드레인지 게임을 펼치기도 했다. 타점이 워낙 높은지라 대놓고 쏴도 막아내기가 어려웠다. ‘저 키에 저런 슛이 말이 되냐?’, ‘15cm이상 커진 케빈 듀란트다’ 등 온갖 찬사가 쏟아지는 분위기다.


웸반야마는 키가 7피트 4인치(224cm), 윙스팬은 8피트(243cm)로 빅맨 중에서도 장신이다. 하지만 거기에 더해 가드를 연상케하는 테크닉과 전방위적인 수비 능력을 보여주며 포지션 파괴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르브론 제임스, 자이언 윌리엄슨 이후 최고의 유망주라는 말이 현지에서 흘러나오고 있으며 대놓고 탱킹을 선언한 팀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만약 웸반야마가 현재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NBA무대에서도 그대로 재현한다면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큰 신장과 기동력, 다양한 기술을 살려 특급 빅맨으로서 위력을 과시하는 한편 3점슛까지 슈터 수준으로 꽂아대는 광경은 상상만으로도 놀랍기 그지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블록슛, 3점슛 모두에서 타이틀에 도전하는 그림도 그려진다. 그야말로 ‘NBA판 오타니 쇼헤이’가 탄생하는 것이다.


물론 웸반야마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장에 비해 프레임이 얇고 체중이 적게 나가는지라 파워풀한 NBA무대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육체 강화에도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상관리 또한 필수요소다. 웸반야마가 모두의 기대대로 내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차지하고 슈퍼스타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FI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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