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콥스키 선율 따라 흐르는 그의 삶과 사랑

이지훈 기자 2022. 10. 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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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클래식 음악의 거장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1840∼1893)는 동성애자였다.

차이콥스키는 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며 고통을 겪는 수동적인 주인공에 머문다.

전쟁과 예술 양극단에서 갈등하는 세자르가 등장하지만 주요 소재인 차이콥스키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로 그려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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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안나, 차이코프스키'
뮤지컬 ‘안나, 차이코프스키’에서 차이콥스키 역의 박규원(왼쪽)과 그의 연인 알료샤 역의 정재환이 함께 곡을 만들고 있다. 과수원뮤지컬컴퍼니 제공
러시아 클래식 음악의 거장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1840∼1893)는 동성애자였다. 사랑을 찬미하는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왔지만 정작 자신의 사랑은 끝내 감추고 살았다. 19세기 러시아에서 동성애는 중죄였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안나, 차이코프스키’는 차이콥스키(김경수 박규원 에녹)가 이루지 못한 사랑과 삶을 다룬 작품이다. 그의 비서이자 연인이었던 알료샤(김지온 정재환 김리현)가 전쟁에 나가 목숨을 잃자 서서히 무너져 내린 차이콥스키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 ‘예브게니 오네긴’, ‘호두까기 인형’ 등을 작곡하는 과정을 그린다. 그의 음악을 동경한 문학잡지 편집장 안나(김소향 최서연 최수진)와 민족주의 예술가 세자르(임병근 테이 안재영)를 등장시켜 전쟁을 겪던 당시 사회상도 다룬다.

차이콥스키의 선율을 담은 넘버가 흐르는 웅장하고 환상적인 무대가 인상적이다. 9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넘버들은 뮤지컬 ‘라흐마니노프’의 이진욱 음악감독이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을 차용해 작곡했다. 김소향 에녹 등 가창력이 출중한 배우들의 노래는 음악적 완성도를 높인다.

음악이 자아내는 감정에 비해 평면적 캐릭터는 아쉽다. 차이콥스키는 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며 고통을 겪는 수동적인 주인공에 머문다. 전쟁과 예술 양극단에서 갈등하는 세자르가 등장하지만 주요 소재인 차이콥스키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로 그려질 뿐이다. 차이콥스키의 회복을 돕는 인물인 안나는 조력자에 그쳐, 제목에 이름이 들어갔지만 존재감은 뚜렷하지 않다. 30일까지. 4만4000∼8만8000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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