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D-30] 親트럼프 후보들 약진 관심..트럼프 차기 대권도전 영향

김현 특파원 2022. 10. 6.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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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경선 과정서 200명가량 지지 선언..전체 승률은 92%
친트럼프 후보 내세운 중간선거 결과 트럼프 대권 재도전에 관건될 듯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라운딩 중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정치의 향배를 가늠할 11·8 중간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간선거에 적극 뛰어들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성적표를 거둘지 관심이 모아진다.

5일(현지시간) 미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전체 50개 주(州) 가운데 39개 주에서 미 연방 상·하원 의원 및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200명 가량의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은 공화당내 경선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선언 한 후보들을 추적하고 있는 BBC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이 전국에서 "92%의 승리"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직 재임시 치러진 지난 2018년 중간선거 당시 90명 미만의 후보만을 지지 선언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같은 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94명의 후보를 지지 선언했다고 BBC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 중 54명은 경선에서 상대 후보없이 출마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약 75%의 후보자는 이미 승리가 예상된 현직들이었다고 NPR은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현직 중에선 매디슨 코손 노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 1명만이 경선에서 탈락했다.

현직자의 은퇴나 선거구획정 등으로 '현역'이 없는 선거구에 대한 경선에선 이른바 친(親)트럼프 후보의 83%가 승리를 거뒀다. 11월 중간선거 본선에서 민주당 현역과 맞서야 하는 선거구에 도전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후보'는 100% 승리했다.

지난 2021년 1월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선언 낭독을 저지하려 미 의사당 난입을 시도하고 있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혜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택을 받은 후보들 대부분은 지난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자신의 주장을 지지하는 후보들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 선언을 한 현역 의원들 대다수는 2020년 대선 인증을 반대했다고 NPR은 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선 과정에서 1·6 의사당 폭동 사태 이후 자신을 탄핵하는데 찬성했던 공화당 하원의원을 상대로 도전하는 후보들에게 적극 힘을 실어 왔다.

실제 탄핵에 찬성했던 10명 중 연임 도전에 나선 6명 가운데 5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택한 후보들과 맞서야 했고, 그 중 워싱턴주의 댄 뉴하우스 의원과 캘리포니아주의 데이비드 발라데이오 의원 등 2명만이 승리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내 현직들을 상대로 하는 도전자를 지지선언 했을 때엔 단지 40%의 낮은 승률만을 거뒀다.

실례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의원을 경선에서 물리쳤고, 브래드 리틀 아이다호 주지사도 친트럼프 후보인 재니스 맥기친 전 부지사를 눌렀다.

현직이 아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신인 후보들 중 약 80%는 백인이었고, 70%가 남성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내 경선 등에선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본선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본선에 오른 새로운 후보들 중 일부는 상당한 압박과 속도감이 있는 본선 무대에 대한 경험이 없어 선거 운동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친트럼프 후보'인 미국프로풋볼(NFL) 인기 선수 출신의 허셜 워커 조지아주 공화당 후보는 현역인 라파엘 워녹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박빙의 접전을 펼쳐 왔지만, 최근 혼외자 의혹, 가정폭력 의혹, 낙태 강요 의혹 등 각종 사생활 논란이 터져나온 데 대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위기에 처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1년 9월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에서 열린 집회 도중 전직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출신인 허셜 워커 상원의원 후보와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와 애리조나, 일리노이,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미시간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본선에 오른 6개 주의 공화당 주지사 후보들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지난 9월 말까지 단 한 건의 TV광고도 내보내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이 TV광고를 하지 못한 것은 자금력 등 중간선거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검증도 없이 후보자를 지지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중도 및 무당층의 거부감이 여전한 만큼 경합주에 출마한 친트럼프 후보들이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워싱턴포스트(WP)와 NYT에 따르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블레이크 마스터스 애리조나주 상원의원 후보와 애덤 락살트 네바다주 상원의원 후보를 포함한 일부 후보들은 온라인 프로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는 등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마스터스 후보가 출마한 애리조나는 대표적인 경합주로, 지난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이 49.36%를 얻어 트럼프 전 대통령(49.06%)을 0.3%포인트차로 신승한 지역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9월에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역인 마크 켈리 민주당 후보가 마스터스 후보를 평균 4%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네바다주 역시 지난 대선에서 박빙의 승부(바이든 50.06%, 트럼프 47.67%)를 펼친 경합주다. 다만, 락살트 후보는 9월에 실시된 여론조사상 현역인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 민주당 후보에게 평균 2.2%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윌크스 배리의 모히건 선 아레나에서 열린 11월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적이며 FBI는 악직절인 괴물"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번 중간선거 성적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2024년 대선에 직행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만약 이번 중간선거가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는 공화당의 압승으로 끝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하원에서 예상보다 민주당과의 의석수 격차를 벌리지 못하고,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되찾지 못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언론에서 "이번 중간선거 투표에서 공화당을 대표하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택"이라고 할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 적극 관여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재도전 시나리오에 제동이 걸릴 뿐만 아니라 1·6 의사당 폭동 사태 등을 비롯해 각종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만큼 당내에서 '대안 후보론'이 점차 커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다만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의 모든 초점을 2024년에 집중하고 있다"며 "공화당이 크게 이기지 못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들이) 약진을 하면 공화당 내에 트럼프 리더십이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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