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둑한 실탄, 광 들었고, 조커 잘 붙고..'일' 내는 판이었다
SSG 일으켜 세운 삼박자
정용진표 통 큰 투자 든든
김광현 온 후 선발진 탄탄
전의산 등 새 얼굴도 펄펄
“올해는 무조건 다를 것이다.”
프로야구 개막을 약 3주 앞둔 지난 3월 초 SSG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2년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끝내고 친정팀으로 복귀하면서다. 김광현의 ‘우승할 결심’은 끝내 현실이 됐다. 탄탄한 선발 마운드와 신구 조화, 구단의 통 큰 투자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SSG는 40년 KBO리그 사상 최초로 개막 후 단 한 번도 1위를 뺏기지 않고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SSG는 지난 4일 리그 2위 LG가 KIA에 패하면서 우승 매직넘버 ‘1’을 지웠다.
전신 SK 시절인 2010년 이후 12년 만에 4번째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초 SSG로 재창단한 지 두 시즌 만에 이룬 쾌거다.
시작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4월2일 NC와의 개막전에서 SSG 2년차 외인 에이스 윌머 폰트가 리그 최초로 비공인 9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SSG는 이날부터 10연승을 달려 개막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불펜과 타선 침체로 몇 번의 고비를 겪었지만 1위 자리는 언제나 SSG의 것이었다.
든든한 선발 마운드는 정규시즌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지난해에는 선발진이 줄부상으로 무너진 탓에 6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달랐다. 폰트와 원투펀치를 이룬 김광현은 여전한 리그 정상급 구위에 관록까지 뽐냈다. 베테랑 노경은이 선발과 구원 전천후로 맹활약하며 불펜 고효준과 함께 노장의 힘을 과시했다. 마무리 자리의 확실한 주인을 찾지 못한 채 포스트시즌을 맞게 된 점은 고민거리로 남았다. 타선은 ‘홈런공장’ 명성에 걸맞게 팀 홈런 1위(4일 기준 135개)를 달렸다. 최지훈과 박성한을 필두로 한 영건들과 최정, 추신수 등 베테랑들이 신구 조화를 이뤘다. 투수 출신의 2년차 사령탑 김원형 감독은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우승을 향한 판을 깔았다.
고비 때마다 ‘새얼굴 카드’가 통했다. 지난 5월 KIA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포수 김민식을 영입하면서 낮은 도루저지율 고민을 덜었다. 초여름 키움에 쫓길 땐 3년차 거포 유망주 전의산에게 기회를 준 게 신의 한 수였다. 후반기 LG의 매서운 추격을 따돌릴 수 있었던 건 좌완투수 숀 모리만도와 외야수 후안 라가레스, 두 장의 외인 교체카드가 적중한 덕분이다.
SSG는 인천 연고팀 최초로 시즌 관중수 1위(98만1546명)까지 기록했다. 구단의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마케팅이 빠르게 결실을 맺은 셈이다. 시즌에 앞서 클럽하우스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선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성적과 흥행을 둘 다 잡았다. 김광현이 1승을 거둘 때마다 특별한 선물을 제공하는 ‘KK 위닝 플랜’과 같은 팬서비스도 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모았다. 김원형 감독은 “우승은 구단, 선수단, 팬이 삼위일체가 되어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SSG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2007·2008·2010년 예외 없이 한국시리즈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2018년에는 정규시즌 2위로 최종 무대에 올라 1위 두산을 꺾고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V5’가 걸린 2022 한국시리즈로 향한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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