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이 살인으로..'접근 금지' '스마트워치'도 소용없었다
충남 서산의 한 거리에서 5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자신의 배우자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숨진 여성은 경찰에 남편을 여러 차례 가정폭력으로 신고했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
서산경찰서는 지난 4일 오후 3시16분쯤 서산시 동문동 거리에서 40대 아내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50대 A씨를 붙잡아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아내 B씨는 인근에서 사건을 목격한 주민의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술에 취한 상태여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그동안 4차례에 걸쳐 경찰에 A씨의 가정폭력을 신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첫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1일 이후로 경찰은 A씨와 B씨를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에도 A씨가 재차 B씨를 찾아가 상해를 입히자 경찰은 법원에 피해자 보호명령을 신청해 승인받았다. 경찰은 가정폭력 혐의로 A씨를 상대로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B씨가 가정폭력을 4차례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출동 당시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했고, 법원에서는 접근 금지 등의 피해자 보호명령을 내린 상태였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가정폭력 가해자는 피해자 보호명령이 떨어지면, 피해자로부터 100m 거리 이내 접근과 통신 접근이 금지된다.
이영만 서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재범 위험에 따라) 피해자가 즉각 신고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피해자 보호명령 신청 등의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했음에도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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