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빛과 소금"..故김동길 교수 빈소에 밤늦게까지 조문행렬
기사내용 요약
정진석·권성동·안철수·김문수 등 여권 인사 조문 발길 줄이어
김대기 비서실장도 빈소 찾아...윤석열 대통령도 조화 보내
정몽준·박용만·노소영·노재헌 등 각계 인사, 일반인 포함 600여명 조문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꼭 지켜야 한다는 말씀 설파해오셨던 점 감사"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보수 원로' 고(故)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빈소에 늦은 밤까지 정관계 등 각계 인사의 조문이 이어졌다. 빈소는 고인의 서울 서대문구 자택 마당의 김옥길 기념관에 마련됐다.
김옥길기념관은 김 명예교수의 누나이자 이화여대 총장, 문교부 장관을 지낸 김옥길 여사를 기념하기 위한 건물이다.
5일 정관계에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원희룡 국토부 장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안철수·권성동·김석기·윤상현 의원,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 강창희 국회의장, 이종찬 전 국정원장 등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노태우 정부시절 박철언 전 정무장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등 고인과 연이 있었던 각계 인사 등 일반인을 포함해 약 600여명이 조문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한 몸에 받으셨던 학자이자 정치인이자 명칼럼니스트였다"며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꼭 지켜야 한다는 말씀을 설파해오셨던 점을 감사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고인은 민주화의 빛과 소금이셨다"며 "언제나 사회에 경종을 울려주시고 우리에게 바른길을 제시했던 분이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항상 뵐 때마다 아무리 본인이 힘들어도 유머와 따뜻함으로 맞이해 주셨던 분"이라며 "지난 대선 후보 단일화 때 저보고 '대의를 위해서 자기를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은 사람들이 계속 기억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말이 제 결심에 정말 중요하게 왔다"고 밝혔다.
김문수 위원장은 "선생님께서는 '대한민국은 위대한 나라'라며 저에게 국가를 위해 기여하라고 늘 격려해주셨다"며 "못 다이룬 자유 통일의 꿈은 남은 저희가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많은 분들이 존경하는 역사적인 교수님이셨고, 저도 대학 다닐 때 교수님에게 배운 적이 있다"며 "그때부터 마음속으로 많이 존경했는데 돌아가시니 마음이 정말 (안 좋다)"고 말했다.
고인은 나비 넥타이를 매고 "이게 뭡니까"라며 신랄한 정치 평론을 냈던 보수 진영 원로인사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94)는 특유의 유머와 논리로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전도한 인물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1928년 10월2일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났다. 이후 1946년 김일성 정권이 들어서자 월남해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인은 1991년까지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부총장까지 지냈다. 지난 1974년에는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후 대학에 복직했으나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에 연루되며 다시 해직됐다. 1991년에는 강의 도중 '강경대 구타치사사건'을 비하하는 언급을 했다가 학생들 반발에 대학 강단을 떠났다.
고인은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이후 신민당 공동대표를 지내고 고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다. 그러나 제15대 총선을 앞두고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특유의 유머와 논리로 국내 시사 평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특히, 말년에는 각종 방송과 강연, 책을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 보수 진영의 주요 원로로 자리매김했고 주요 정치인들이 그를 찾기도 했다.
최근까지 보수진영 원로이자 논객으로 활동하며 유튜브 채널 '김동길TV'를 운영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아 정치에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유족들은 발인을 대신해 가족 단위의 예배를 오는 7일 김옥길기념관에서 거행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m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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