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up.star] '캡틴+국대의 품격' 나상호, 부진 털어낸 극적인 '한방'

[포포투=정지훈(대구)]

왜 나상호가 벤투호에 필요한 선수인지, 왜 FC서울의 주장인지 보여줬다.

FC서울은 5일 오후 7시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 ‘2022 하나원큐 FA컵’ 준결승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1-0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이날 승리한 서울은 6년 만에 FA컵 결승에 진출했고, 전북 현대와 결승에서 격돌한다.

대구vs서울의 3연전 중 마지막 경기였다. 서울과 대구는 정규 라운드 최종전,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에서 연달아 맞대결을 펼쳤고, 모두 대구가 승리를 따냈다. 서울 입장에서는 두 경기 모두 승점을 쌓았다면 안정적으로 잔류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충격적인 2연패를 당했고, 결국 서울 팬들은 ‘안익수 아웃’ 콜을 외치기도 했다. 이후 안익수 감독이 직접 마이크를 잡아 팬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일단락됐다.

어떻게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해야 했다. 자칫 잘못하면 강등권까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고, FA컵 우승이라는 목표도 없어질 위기였다. 이에 안익수 감독은 3-4-3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줬고, 안정적인 수비에 이은 빠른 공격을 시도했다.

승부수는 후반에 있었다. 두 팀 모두 숨겨 둔 발톱을 꺼냈다. 대구는 세징야와 고재현, 서울은 일류첸코와 나상호 카드를 꺼내들며 두 팀 모두 공격을 강화했다. 이때부터 불이 붙었다. 대구와 서울은 서로 치고받으며 찬스를 만들었고, 대구는 세징야의 킥이 위력을 더했다. 반면 서울은 나상호, 조영욱을 중심으로 한 측면 공격이 인상적이었다.

서울은 나상호가 투입된 좌측면이 살아났고, 대구는 세징야의 중앙이 위력적이었다. 나상호와 세징야. 에이스의 맞대결에서 승자는 나상호였다. 경기 종료직전 나상호가 솔로플레이를 통해 찬스를 만들었고,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승자는 서울이었다. 서울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따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6년 만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가 됐다. 서울이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도 2016년, FA컵 결승에 진출한 것도 2016년이었다. 당시 서울은 리그 우승, FA컵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빛난 것은 국가대표 윙어이자, 서울의 캡틴인 나상호였다. 이번 시즌 나상호는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많은 득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비판을 받아야 했지만 이번 득점으로 확실하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여기에 많은 활동량과 헌신적인 수비 가담까지 보여주며 왜 벤투호와 서울에 필요한 선수인지 보여줬다.

경기 후 안익수 감독도 “상호가 부상이후 밸런스가 정상이 아니었고, 힘든 과정이 있었다. 상호 스스로가 많이 속상해 했는데, 오늘 득점을 계기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이다”며 기뻐했고, 나상호 역시 “주변에서 퍼포먼스가 부족하다는 말을 하신다. 개인적으로 노력은 많이 하고 있다. 실망스럽기도 하지만 이겨내는 것은 제 자신이다. 개인 훈련을 하면서 계속 준비를 했기에 득점을 할 수 있었다”며 밝게 웃었다.

정지훈 기자 rain7@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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