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 콘텐츠 구매가격 25%가량 인상..국내 이용자 연간 추가 부담 3500억원
5일부터 애플 앱스토어 내 콘텐츠 구매 가격이 인상되면서 국내 이용자들이 추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연간 최대 3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애플 단말기를 이용하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뮤직, 웹툰·웹소설 가입자 수와 인상된 앱 가격을 분석해 추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이날 밝혔다.
인상된 애플 가격표를 현재 유료 이용자에게 단계별로 적용할 경우 국내 이용자들이 추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음악 콘텐츠가 1848억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계산됐다. 이어 OTT 1107억원, 웹툰·웹소설 506억원 등 순이었다.
앞서 애플은 지난달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의 앱과 앱 내 구입(자동갱신 구독 제외) 가격이 오른다고 밝혔다. 인상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칠레·이집트와 유로화를 사용하는 모든 지역이다.
애플 앱스토어는 개발사들에 앱이나 앱 내 콘텐츠 가격의 뒷자리를 0.99달러 단위로만 책정하도록 하고 있다. 예컨대 0.99달러는 1티어, 1.99달러는 2티어로 규정되고 가격 인상 전까지 애플은 한국에서 1티어에 1200원, 2티어에 2500원, 3티어에 3900원 등으로 인앱결제 가격을 책정하게 했다. 하지만 이날부터 1티어 1500원, 2티어 3000원, 3티어 4400원 등으로 가격이 25%가량 올랐다.
애플은 앱과 앱 내 구입에 대한 가격 변동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달러 강세 현상을 이유로 꼽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등하면서 달러를 기준으로 하는 애플 입장에서는 수입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양 의원은 애플 측에 원·달러 환율에 따라 가격을 올린 만큼 달러값이 떨어지면(환율 하락) 가격을 조정할 것이냐는 질문과, 지금까지의 환율 변동, 앱 가격 인상 경과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구글과 원스토어는 앱 가격 설정 시 개발자가 소비자가격을 직접 입력하도록 하지만, 애플은 자사가 정한 가격표의 구간을 선택하게 하고 자의적인 요금 인상을 단행하며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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