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발등의 불 '킹달러'와 사투
상대적 환율 낮은 유럽산 발굴..미국산 대신 국산 제철 과일 판매 늘려
판매가격 낮추기 안간힘..포장 부자재 줄이고, 마진 축소 '고육책'까지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르면서 유통업체들이 ‘킹달러’ 대응에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 명품은 물론 수입 과일 등 외국산 제품 가격이 크게 올라 소비자들이 떠날 것을 우려해서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업체들이 수입 상품 결제통화를 미 달러에서 상대적으로 환율이 낮은 유로화로 바꾸는 등 묘책을 짜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해외 현지 직매입 상품의 경우 달러 강세에 따른 판매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자체 마진을 낮추는 등 가격 변동 폭을 조정하고 있다. 또 고가의 잡화·의류뿐만 아니라 100만원 안팎의 명품 브랜드를 확대하는 등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고객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특히 본점의 경우 지난 8월에는 1월 대비 외국인 고객이 4배 이상 증가했고 9월에도 5배 이상 늘어나면서 본점과 잠실점은 해외관광객을 대상으로 구매금액에 대한 세금 환급 및 상품권 증정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달러 강세로 미국산 체리 판매가격이 최근 25%, 블루베리 30%, 바나나 20%, 망고 10% 등으로 크게 뛰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수입 상품 담당 해외 소싱 바이어가 실시간 환율을 체크하고 달러가 아닌 수입 당사국 통화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또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SSG닷컴 등 그룹 계열사와 통합구매를 통해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국산 대체 상품 운용도 늘리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달러화 강세로 수입원가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곧바로 판매가에 모두 반영하기는 어렵다”면서 “미국산 체리 취급 물량을 줄이는 대신 국산 제철 과일인 복숭아와 포도 운영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수입 과일 대신 제철 국산 햇과일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바나나 등 수입 과일은 국내산으로 대체하고, 달러화로 결제하던 수입업체들과는 다른 통화로 결제수단을 바꾸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유럽산 제품 발굴에 집중해 유로화로 결제할 수 있는 유럽지역 제조사 위주로 수입 가능한 제품을 물색하고 있다”며 “이달 중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식품박람회에 참가해 유럽지역 유통사들과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수입 과일의 경우 포장 등 부자재를 없애고 낱개로 판매하는 등 가격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동남아산 수입 과일은 환율의 영향이 없지만 미국산 체리와 블루베리 등은 20~30%가량 가격이 올랐다”면서 “가을에 수확하는 사과와 배 등 국산 햇과일 판매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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