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예·적금 금리, 저축은행 추월
기업대출 늘며 자금 조달 필요성
당국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도 영향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예대마진 축소를 요구한 데다 은행권이 자금 조달 경쟁을 벌이면서, 예·적금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 일부 상품의 예금금리는 저축은행을 추월했다.
5일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를 보면 주요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으로 최고 연 4.5%까지 올랐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이 최고 연 4.5%, 우리은행의 ‘WON(원)플러스예금’은 최고 연 4.45%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은행보다 저축은행 상품의 금리가 더 높지만, 시중은행이 금리를 많이 올려 격차가 좁혀졌거나 역전됐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 중 최고 금리는 연 4.36%다.
지난달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없었지만 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KB국민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렸다. 하나은행도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이날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 금리를 3주 사이에 두 차례 인상해 연 2.5%까지 올렸다. 이날 Sh수협은행도 예·적금 금리를 최대 1.15%포인트 인상했다.
은행이 수신금리를 올리는 것은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수요는 둔화했지만 기업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고금리 환경 탓에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은행 대출창구를 찾고 있다.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00조4823억원으로, 전달 대비 3조7332억원 불었다. 중소기업 대출도 3조7387억원 증가한 594조4167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금리를 내리고 수신금리를 올려 예대금리차를 좁히라는 금융당국의 압박도 수신금리가 오르는 배경이다.
당국은 시장금리를 반영해 월 1회 예금금리를 조정하라고 은행권에 요구했다. 그간 은행권이 시장금리가 올라도 수신상품의 기본금리는 그대로 두고 우대 이율만 조정했던 관행을 막겠다는 것이다.
당국의 요청에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수시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매월 1회 이상 시장금리 변동을 점검해 기본금리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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