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에서 애물단지로..청주시 "명암타워 어쩌나"[현장에서]
사업주 영업난에 수년간 방치
간판 색 바래고 곳곳에 쓰레기
시, 활용방안 연구용역 예정

“처음 건물이 들어설 때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던 곳인데 이제는 보기 싫을 정도로 변해버렸어요.”
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상당구 명암관망탑(명암타워) 앞에서 만난 A씨(63)가 말했다. 명암타워에서 1.5㎞ 정도 떨어진 아파트에 산다는 A씨는 산책하러 이곳을 종종 찾는다. 그는 “20년 전 명암타워가 세워져 영업이 한창일 때는 주차장이 부족해 주변 도로가 난리 났지만 수년 전부터 관리를 하지 않아 흉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주 명암저수지 인근 명암타워가 애물단지로 전락하면서 청주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내년 6월 청주시에 운영권을 넘기기로 한 사업자가 영업난을 이유로 수년간 시설을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이 62.1m, 연면적 7625㎡, 지하 2층 지상 13층 규모의 명암타워는 2003년 명암저수지 바로 옆에 지어졌다. 민간사업자가 시유지에 건물을 지은 뒤 20년 동안 사용하고 기부채납하는 조건이었다. 준공 당시 예식장, 전망대, 식당, 카페, 전시실 등을 갖춰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았다.
2013년에는 인기 모바일 게임 ‘모두의 마블’에 청주시의 랜드마크로 등장해 전국에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명암타워는 거의 비어 있는 상태로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찾은 명암타워는 수년째 관리되지 않아 방치된 모습이었다. 예식장임을 알리는 간판은 흰색으로 변했다. 빈 물병 등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있었다. 인도와 명암타워로 이어지는 계단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다. 고급스러운 나무의자는 수년째 야외에 방치된 듯 모양이 뒤틀려 있었다. 2m 높이의 거대한 유리창이 깨져 내부를 그대로 드러낸 곳도 있었다.
명암타워에서 영업을 이어가는 곳은 예식장이 있는 지하 1, 2층이 유일하다. 지상층은 문을 닫은 지 오래다.
당초 운영을 맡은 사업자는 이곳에 화상경마장을 유치해 수익을 내려 했지만 지역사회의 반대로 번번이 실패했고, 2016년 이후 영업난을 이유로 관리에 손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청주시의 설명이다.
오는 11월이면 이 건물은 텅텅 비게 된다. 지하층을 빌려 예식장을 운영하던 업주도 10월이 지나면 건물을 떠나기 때문이다. 이 업주는 “계약 기간은 내년 6월까지다. 하지만 이달까지만 운영하고 건물을 비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이 건물의 활용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이달 중으로 명암타워 활용 방안 수립 연구용역에 나선다. 결과는 내년 4월쯤 나온다.
청주시 관계자는 “기부채납 건물인 만큼 현재의 시설 관리는 운영권자가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시에서 시설물을 보수해 준다면 특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6월 운영권이 넘어오면 시설물 개·보수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용역 결과를 토대로 효율적인 명암타워 운영 방안을 찾아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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