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체 폐업해도 "나 몰라라"..피해자 속출해도 이자는 챙겨
[앵커]
상조회사가 폐업하면 그때까지 냈던 회비의 절반은 돌려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잘 모르셨지요.
상조회사가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아서인데 그러는 사이 이 돈에서 발생한 이자 수익은 정작 엉뚱한 곳이 챙기고 있었습니다.
정새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올해 초 문을 닫은 한 상조업체입니다.
한 때 가입자만 7만 명, 그런데 환불 요청이 몰렸고 결국 등록이 취소됐습니다.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그동안 냈던 돈 가운데 한 푼도 찾지 못한 회원들이 속출했습니다.
[폐업 상조업체 가입자/음성변조 : "우리 나이 먹은 사람들은 몰라. 서류도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우리가 뭘 알아 글쎄. 지금도 (환급금) 못 찾아가는 사람 많을 거예요."]
하지만 상조회사는 받은 회비의 절반을 예치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현재 3백억 원 가량이 공제조합에 남아 있습니다.
회원들의 돈이지만 몰라서 찾아가지 않는 겁니다.
상조회사들은 규정된 의무가 아닌만큼 이런 사실을 회원들에게 알리지도 않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5년 동안 상조업체가 문을 닫은 뒤 누적된 예치금이 5백억 원이 넘습니다.
회원들의 돈을 예치하고 있는 공제조합 등 역시 고객 보호 규정이 미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공제조합은 환불 여부를 알릴 의무가 있지만 3년이 지나면 돈을 찾을 수 없습니다.
다른 예치기관인 은행은 아예 규정조차 없습니다.
이러는 사이 예치금의 이자 수익은 공제조합과 은행이 꼬박꼬박 챙기고 있습니다.
기한 3년이 지나 고객이 찾아 갈 수 없는 돈은 최근 10년간 6백억 원에 달합니다.
상조업체가 예치금 정보를 고객에게 알리도록 규정한 할부거래법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민국/국회 정무위 위원 : "(공정위가) 상조업계와 긴급 간담회 형태로 관련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최소 분기 1회씩 정기적으로 보고 받아 법안 공백 기간에 대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상조 시장은 계속 증가해 가입자 수는 730만 명에 이릅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영상편집:차정남/그래픽:고석훈
정새배 기자 (newboa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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