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투혼? 기싸움? 선 넘은 레오나르도가 만든 악몽의 나비 효과

김태석 기자 2022. 10. 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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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을 발휘해야 할 경기였다.

레오나르도가 속한 울산은 5일 저녁 7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2022 하나은행 FA컵 준결승 전북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주심은 경기를 중단하고 VAR로 상황을 재차 판단한 후 박진섭에게 경고, 레오나르도에게 즉시 퇴장을 주었다.

레오나르도가 고개를 들 수 없었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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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울산)

투혼을 발휘해야 할 경기였다. 기 싸움에서도 밀리지 말아야 할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쫓겨나는 일은 없어야 했다. 울산 현대든 전북 현대든, 11대11로 전력을 다해 싸워도 쉽게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경기였다. 온전히 힘을 다해야 할 경기였다. 그래서 레오나르도의 돌발 행동은 아쉽다. 승패를 떠나 팀에 크게 폐를 끼친 행동이었다.

레오나르도가 속한 울산은 5일 저녁 7시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2022 하나은행 FA컵 준결승 전북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울산은 전반 13분 원두재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전반 39분 바로우, 연장 후반 3분 조규성의 연속골에 힘입은 전북에 패하고 말았다.

"몸싸움이나 태클 한 번에 팬들이 환호해줄 것이다. 그 에너지를 잘 쓰자."

경기 전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남겼다는 말이다. 절대 물러설 수 없는 라이벌전인 만큼 기 싸움에서 지지 말아야 하고, 등 뒤의 팬들이 잔뜩 응원해줄 것인 만큼 정신력에서 절대 밀리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물론 적진 한복판으로 온 전북의 마음가짐도 다를 바 없었다. 당연히 경기 중 신경전이 대단했던 한판이었다. 바로우와 이청용은 스로인 상황에서 상대가 볼을 쥐고 있는 것에 서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치열하게 기싸움을 벌였다.

그런데 이 기 싸움이 과했던 장면이 있다. 후반 종료 직전 전북 골문 앞에서 벌어진 상황, 즉 레오나르도의 퇴장 상황이 그랬다. 우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받으려던 레오나르도가 전북 수비수 박진섭과 경합하는 장면이었다. 이때 레오나르도는 박진섭이 뒤로 잡아 끌었다는 점을 어필했고, 박진섭을 비롯한 전북 선수들은 레오나르도가 손으로 볼을 건드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비의 발을 맞고 나간 엄원상의 슛 이후 상황이 정리되는 듯했는데,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레오나르도와 신경전을 건 박진섭과 다투기 시작했다. 이때 레오나르도가 머리로 박진섭 안면을 박치기했다. 분노한 박진섭이 손으로 레오나르도의 목을 치며 달려들었다. 그리고 박진섭이 코피를 흘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주심은 경기를 중단하고 VAR로 상황을 재차 판단한 후 박진섭에게 경고, 레오나르도에게 즉시 퇴장을 주었다.

어리석은 퇴장이었다. 설령 박진섭이 도발을 했더라도 참아야 했다. 한번 참고 넘어갔더라면, 도리어 박진섭에게서 경고를 끌어낼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 퇴장으로 울산은 상당한 페널티를 안아야 했다. 첫째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마틴 아담 대신 최전방 공격수의 스타일을 바꿔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던 홍명보 울산 감독의 플랜이 망가졌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울산은 11대11 싸움으로도 쉽게 제압할 수 없는 팀을 상대하고 있었다.

둘째 수적 열세에 놓인 채로 연장 승부를 벌여야 했던 울산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더욱 힘든 상황에서 승부해야 했다. 전체적으로 공간이 비어 전북에 손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여건을 안겨줬던 건 덤이다. 그리고 셋째, 이 체력 고갈이 K리그1 우승 향방이 걸린 8일 전북과 리턴 매치에 그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애당초 연장 승부까지 고려했던 경기긴 했으나, 필요 이상의 출혈까지 감수해야 했으니 울산 처지에서는 실로 괴로운 승부였다. 믿고 내보낸 레오나르도가 그 원인이 되고 말았다는 점에서 울산 처지에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수적 열세에서 버티든 울산은 연장 후반 3분 조규성의 골에 무너지고 말았다. 레오나르도가 고개를 들 수 없었던 경기였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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