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th BIFF] "다시 극장으로"..정상화 된 부국제, 관객과 함께 합니다
[SBS 연예뉴스 | 부산=김지혜 기자]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 3대 국제영화제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바로 관객 친화형 영화제라는 점이다. 칸영화제는 권위와 명성이 가장 높지만 일반 관객은 영화를 볼 수 없으며, 베를린과 베니스는 관객들도 영화를 볼 수 있지만 제한적이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는 모든 관객에게 공평하게 기회의 장이 열린다. 그것이 창립 27년 만에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도약하고, 세계 3대 영화제에 견줄 만한 명성과 권위를 갖추게 된 주요한 원동력이었다. '10월 부산=영화의 바다'라는 연상이 이뤄질 정도로 부산이라는 지역 사회가 영화제에 가진 자부심도 상당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게 코로나19는 큰 위협이었다. 세계 모든 영화제들이 코로나19에 직격타를 맞았지만 관객 친화형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는 더 큰 타격을 입었다. 관객의 참여를 제한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부산국제영화제의 10월은 싸늘하기만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아온 첫 해다. 초청작 수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300편 이상을 확보했으며, 거리두기와 객석 수 제한도 해제했다. 엔데믹 시대의 도래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도 예전의 위용으로 되찾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부활을 축하라도 하듯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감독과 배우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그만큼 올해 영화제는 개막식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 기대감은 성공적인 개막식을 통해 파란불을 켰다.
5일 오후 7시 부산시 우동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류준열과 전여빈이 맡았다.
두 사람은 인사말을 마친 후 지난 5월 세상을 떠난 故강수연 전 집행위원장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인의 대표작을 모은 영상과 함께 김동호, 연상호, 문소리 등 고인과 각별한 사이였던 영화인들의 헌사를 담은 글귀가 공개됐다. 숙연함 속에서 고인에 대한 추모와 애도가 이뤄진 시간이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해외 일정상 참석하지 못해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3년만에 정상 개최됐다.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씀드린다. 1996년 해운대와 남포동 몇몇 극장에서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는 전세계 주목받는 영화제로 성장해왔다. 부산 시민에게는 자부심으로 각인됐다. 부산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에 힘을 싣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최로 부산 문화역량과 매력을 널리 알려주시길 바란다. 올해 더 화려해진 성찬이 준비되어 있다. 부산에서 좋은 추억 담아가길 바란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용관 이사장도 개막 선언과 축사를 전했다. 그는 BTS와 이정재가 이끄는 K팝과 K콘텐츠의 세계적 확산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이어 올해 타계한 장 뤽 고다르로부터 받은 영향에 대해서도 말했다. 또한 투병 중인 배우 안성기, 윤정희의 쾌유를 빌기도 했다.
뉴커런츠 심사위원 소개의 시간이 이어졌다. 뉴 커런츠는 아시아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을 소개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인 경쟁부문이다. 세르주 투비아나, 알랭 기로디, 이유진, 카세 료, 카밀라 안디니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고, 심사위원장인 세르주 투비아나(유니프랑스 회장)가 심사윈원단을 대표해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의 영화의 발전을 기원하는 축사를 전했다. 이어 누벨바그의 거장 장 뤽 고다르에 대한 헌사를 전했다. 그는 축사와 헌사를 마치며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전세계 관객들은 다시 극장을 찾을 것입니다"라는 희망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올해 개막식의 백미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 무대였다. 홍콩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배우 양조위가 그 주인공이었다. 시상에 앞서 양조위의 수상을 기리는 한예리의 헌사가 있었다. 한예리는 양조위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담은 말을 전하는 동시에 양조위 연기의 특별함에 대해 세세하게 언급했다. 이어 '화양연화'의 메인 테마곡과 함께 양조위의 필모그래피를 모은 헌정 영상이 스크린에 펼쳐졌다.
사회자의 호명을 받아 무대 위에 오른 양조위는 이용관 이사장으로 트로피를 건네받았다. 양조위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어 "이렇게 영광스러운 상을 주신 부산국제영화제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저의 팬을 다시 만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올해도 성공적인 영화제가 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짧지만 진심이 담긴 수상 소감을 남겼다.
개막작 '바람의 향기'를 소개하는 순서에서 특별한 무대가 연출되기도 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하디 모하게흐 감독을 무대에 부른 뒤 작품 소개를 대신해 그의 노래를 듣는 순서를 마련했다. 그는 자신의 나라 이란을 위해 부르겠다면 구슬픈 노랫자락을 불렀다.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가 터졌다.
약 1시간 여의 개막식을 마친 후 개막작 '바람의 향기'의 상영과 함께 10일간의 영화제 여정이 시작됐다. 3년만에 정상 개최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10일간 영화의 전당을 비롯한 7개 극장, 30개의 스크린을 통해 전 세계 초청작 354편(71개국)을 선보인다. 이 모든 영화는 관객과 함께 한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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