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향해 "이게 뭡니까" 외치던 보수원로 [고인을 기리며]

이복진 2022. 10. 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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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5일 유족에 따르면 숙환으로 입원 중이던 고인은 전날 오후 10시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6년 김일성 정권이 들어서자 월남해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고인은 생전 서약에 따라 시신을 연세대 의과대학에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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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별세
군부독재 시절 사회 비판 설파
민주화운동 관여 두 차례 해직
정치 이어 말년 보수논객 활동
평생 독신.. 연세대에 시신 기증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5일 유족에 따르면 숙환으로 입원 중이던 고인은 전날 오후 10시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다가 회복했지만, 3월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입원 뒤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못했다.
나비 넥타이와 콧수염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았던 보수진영 원로인사인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영정이 5일 서울 서대문구 김옥길기념관에 마련된 빈소에 놓여있다. 뉴스1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6년 김일성 정권이 들어서자 월남해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미국 에번즈빌대와 보스턴대에서 각각 사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보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해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고인은 군부독재 시절 사회·정치 비판적인 글을 쓰다가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도 연루되며 대학에서 두 차례 해직됐다. 1991년에는 강경대군 치사 사건 직후 “그를 열사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다가 논란을 빚자 사표를 내고 학교를 떠났다.

이후 고인은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1994년 신민당을 창당하고 이듬해 고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다. 그러나 15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하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나비 넥타이와 콧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인 김 명예교수는 1980년대 정치평론을 하면서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말년에는 보수진영 원로이자 보수논객으로 활동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고인은 생전 서약에 따라 시신을 연세대 의과대학에 기증했다. 서대문구 자택은 누나인 고 김옥길 여사가 총장을 지낸 이화여대에 기부한다. 유족으로는 누이인 옥영·수옥씨가 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지고,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김옥길기념관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7일이다. 장지는 고인의 부모가 모셔진 경기 양평군 소재 가족묘역이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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