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노벨상] 레고 조립하듯 분자 합성하는 기술에 노벨화학상 수여

한세희 과학전문기자 2022. 10. 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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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노벨 화학상은 신약 개발 등을 위해 쉽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분자를 만들어내는 '클릭 화학(Click chemistry)' 분야를 개척한 3명의 화학자에게 돌아갔다.

이후 샤플리스 박사와 모르텐 멜달 교수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독립적으로 클릭 화학을 위한 대표적 방법론을 개발했다.

버토지 교수는 구리 촉매를 쓰지 않고도 생체 안에서 클릭 화학 반응이 일어나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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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부작용 없는 합성 가능..세포 관찰, 신약 개발에 무한 가능성

(지디넷코리아=한세희 과학전문기자)2022년 노벨 화학상은 신약 개발 등을 위해 쉽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새로운 분자를 만들어내는 '클릭 화학(Click chemistry)' 분야를 개척한 3명의 화학자에게 돌아갔다.

배리 샤플리스 스크립스연구소 연구원과 모르텐 멜달 코펜하겐대학 교수는 클릭 화학 분야의 기초를 놓은 공로를, 캐롤린 버토지 스탠포드대학 교수는 이 기술을 생물 조직에 적용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왼쪽부터 캐롤린 버토지 스탠포드대 교수, 모르텐 멜달 코펜하겐대 교수, 배리 샤플리스 스크립스 연구소 연구원 (자료=노벨위원회)

클릭 화학은 서로 다른 분자를 상온의 온화한 환경에서 쉽고 간단하게 결합시켜 새로운 분자 화합물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연구하는 화학 분야이다. 본래 물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원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배리 샤플리스 박사가 2000년을 전후해 이같은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후 샤플리스 박사와 모르텐 멜달 교수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독립적으로 클릭 화학을 위한 대표적 방법론을 개발했다. 구리를 촉매로 사용한 아자이드-알킨 고리화첨가반응이다. 한쪽 분자에 아자이드를, 다른 분자에 알킨을 붙여 결합시키면 트리아졸을 형성하며 두 분자가 찰싹 달라붙는다.

클릭 반응 모식도 (자료=노벨위원회)

통상 화학 반응은 기존 물질을 크게 변화시키지만, 이 방법을 쓰면 상온 상압의 비교적 온화한 조건에서 본래 물질의 큰 변화 없이 물질을 합성할 수 있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했던 화합물 생성을 단순화해 레고 블록을 붙이듯, 혹은 버클을 찰칵 연결하듯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기법은 오늘날 과학 연구에 널리 쓰이고 있으며, 특히 신약을 개발할 때 DNA를 매핑하고 목적에 맞는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유용하다. 이동환 서울대 화학부 교수는 "화학 합성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 처리에 많은 에너지가 드는데, 클릭 화학은 원자가 낭비되지 않고 그대로 생성물로 가기 때문에 '원자경제성'이 높다"라며 "온화한 조건에서 부산물 없이 완벽한 예측성을 갖고 진행할 수 있는 혁신적 방법"이라고 말했다.

(자료=노벨위원회)

버토지 교수는 구리 촉매를 쓰지 않고도 생체 안에서 클릭 화학 반응이 일어나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는 클릭 화학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노벨위원회는 평가했다.

버토지 교수의 기법은 생체 세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원하는 분자를 결합할 수 있는 생체직교적 반응을 가능하게 했다. 이에 따라 세포 안에 특정한 기능을 갖는 물질을 결합,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활동을 안전하게 추적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이를테면, 관찰하고 싶은 세포에 형광 물질을 붙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항암 신약 개발 과정 등에 널리 쓰이고 있다.

버토지 교수의 세포 생체직교 반응 설명도 (자료=노벨위원회)

이광렬 고려대 화학과 교수는 "클릭 화학을 통해 빛을 내는 입자를 세포 속에 넣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볼 수 있게 됐다"라며 "생명의 비밀을 밝혀내는데 기여할 수 있는 도구"라고 말했다.

특히 샤플리스는 2001년 산화반응의 키랄 촉매를 개발, 궤양과 고혈압 약의 생산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후 21년 만에 두번째 노벨상을 수상했다. 과학 분야에서 두번 노벨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지금까지 마리 퀴리(물리학·화학), 존 바딘(물리학), 프레데릭 생어(화학) 등이 두번 노벨상을 받았다. 라이너스 폴링은 화학상과 평화상을 받은 바 있다. 

한세희 과학전문기자(hah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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