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레터 이브닝(10/5) : 또, 또, 포착된 문자..이번엔 "무식한 소리 말라"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해명자료 나갈 것…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
유 사무총장이 문자메시지에서 말한 '해명자료'는 <한겨레> 보도에 대한 해명자료를 의미하는 거죠. <한겨레>는 오늘(5일)자 신문 톱으로 '서해사건 감사, 적법절차 안 거쳤다'는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감사원이 감사위원회의에서 주요 감사계획을 사전에 의결하도록 되어 있는 감사원법을 어긴 상태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이죠.
유 사무총장이 문자메시지를 보낸 시각은 아침 8시20분인데요, 3시간쯤 지난 오전 11시20분쯤에는 감사원의 해명자료가 나왔습니다. <한겨레> 보도를 반박하는 내용인데요, "서해 사건 감사에 착수하려면 사전에 감사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죠. 문자메시지에 나온 '무식한 소리'는 이날자 <한겨레> 보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언론보도 확인하려고…" 해명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유병호 총장이나 이관섭 수석은 단순히 <한겨레> 보도의 사실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하고 있네요.
우선 감사원 대변인실은 '기사에 대한 질의가 있어서 해명자료 나갈 것이라고 알려준 내용'이라고 경위를 설명하고 있죠.
감사원 대변인실에서 알려드립니다. 오늘 언론에 감사원 사무총장의 문자메시지가 노출되었습니다. 해당 문자메시지는 오늘자 일부 언론에 보도된 ‘서해 감사가 절차위반’이라는 기사에 대한 질의가 있어 사무총장이 해명자료가 나갈 것이라고 알려준 내용입니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SBS 기자와 통화에서 '한겨레 보도가 맞냐, 틀리냐를 물어본 것이다. 국정홍보가 소관업무인데, 팩트를 확인하는 게 업무이기도 하다'는 답변을 내놨네요.
"배후는 대통령실"…맹공 퍼붓는 민주당
민주당은 문자메시지 공개에 대해 '감사원의 정치감사 배후가 대통령실'이라며 맹공을 펴고 있습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두 사람의 문자는 감사원 감사가 대통령실의 지시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정치감사임을 명백하게 보여준다. 대통령실이 국정무능, 인사, 외교 참사 등 총체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철저히 기획된 정치감사를 진두지휘한 것이다'라고 주장했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목한 정치감사의 배후가 대통령실로 드러났습니다>
두 사람의 문자는 감사원 감사가 대통령실의 지시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정치감사임을 명백하게 보여줍니다.
윤석열 대통령실이 국정무능, 인사, 외교 참사 등 총체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철저히 기획된 정치감사를 진두지휘한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감사원은 독립적 헌법기관의 일이라 언급조차 적절치 않다"던 말이 모두 새빨간 거짓이었습니다.
박주민 의원도 SNS 글에서 "한두번 문자를 주고받은 것 같지 않다. 그동안 정치감사, 표적감사에 대통령실의 개입이 있었다고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하면서 유 총장의 정치적 편향성까지 문제삼았습니다.
유병호 사무총장은 그동안 감사를 '사냥'에 비유하며 문재인 정권을 '인체로 치면 주요 뼈대하고 장기가 죄다 망가진 수준'이라고 막말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거리낌없이 정치적 편향성과 전 정권에 대한 적대심을 드러냈던 유병호 사무총장이 진정으로 독립적이고 공정한 감사를 이끌 수 있습니까?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사안입니다. 감사원의 존립 기반을 뒤흔드는 사건입니다.
정치권 충돌 격화할 듯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감사를 지휘했다가 좌천된 인물이죠.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감사원의 2인자 자리에 오르며 실세가 됐고요.
문자를 받은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사실상의 정책실장이라는 평가를 받죠. 지난 8월 대통령실 개편으로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됐는데 한 달 뒤에 명칭이 국정기획수석으로 변경됐죠. 국정기획수석은 국정기획비서관, 국정과제비서관, 국정홍보비서관, 국정메시지비서관을 총괄하는 자리여서 수석 비서관 중에서 선임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민주당에서는 감사원 실세와 대통령실 핵심 참모가 언론 보도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는 점만으로도 '감사원 독립성 훼손'과 '정치감사'라면서 비판을 제기하고 있죠.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출근길에 "감사원은 헌법기관이고 대통령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고 했지만 민주당은 "감사원의 목줄을 쥔 이가 누구인지 드러났다"면서, 특히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 시도의 배후에 대통령실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더 강하게 제기하고 있죠.
윤건영 의원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요구도 문자로 대통령실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았나. 아니면 직접 용산으로 들어가 보고 드렸는가. 윤 대통령이 답해야 한다. 어디까지 보고를 받고, 어떤 지시를 내렸는가. 대통령이 모른다면, 이 수석의 단독 작품인가"라고 반문하며 몰아붙였네요. 또 민주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전용기 의원도 "감사원 사무총장이 시시콜콜하게 해명자료 나간다고 문자까지 보내는데, 전 대통령에 대한 걸 대통령실이 몰랐다는 게 설득이 되겠는가"라고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겨냥했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두 사람이 '단순히 업무 차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라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전방위 감사를 두고 정치권의 충돌은 더 격화할 것으로 보이네요.
대법원에서 신임 법관 임명식이 있었는데요, 신임 법관들이 법복을 처음으로 입고 "법관으로서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하겠다고 선서하는 장면이에요.
(사진=뉴스1, 연합뉴스)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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