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인수설' 이번엔 진짜?.. 트위터 주가는 급등

성명서 통해 "원안대로 인수" 발표
트위터 기반 새 사업계획까지 공개
월가 "또 말바뀔지 몰라" 경계도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트위터의 주가가 22% 이상 올랐다. 지난 7월 일방적으로 트위터 인수 계약 파기를 선언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개월 만에 말을 바꾼 때문이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발판으로 슈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겠다고 말했지만 월가에서는 '예측 불가'한 그가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며 마음을 놓지 말라고 조언했다.

■머스크, 트위터 인수 재개 주가 급등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트위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2.24% 급등한 52.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머스크가 원래 계약 조건인 주당 54.20달러, 총 440억달러에 트위터 인수를 다시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뛰었다.

트위터는 머스크가 인수 계약 파기를 둘러싼 소송 중단을 요구하면서 원래대로 인수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했다. 또 별도의 성명에서 머스크가 원안대로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계약 파기를 선언한지 3개월 만이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4월 트위터를 사들이겠다고 합의했지만 3개월 뒤인 7월 '트위터가 가짜 계정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계약을 파기했다.

이에 트위터는 델라웨어주 형평법 법원에 계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오는 17일부터 관련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머스크가 재판을 앞둔 시점에 원안대로 인수를 진행한다고 밝힌 것은 승소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댄 아이비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승소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머스크가 인식했다는 명백한 신호"라며 "440억달러 거래는 어떤 식으로든 완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위터 '슈퍼 앱'으로 거듭나나

머스크의 말 바꾸기로 '지옥'을 다녀온 트위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트위터는 인수 불확실성과 광고 매출 감소 등으로 올해 2·4분기 '실적 쇼크'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트위터의 2·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 감소한 11억8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13억2000만달러)를 크게 하회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2억7000만달러로 1년 전 6600만달러 순이익을 낸 것과 정반대였다. 당시 트위터는 머스크의 인수 계약 취소 관련해 3300억달러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트위터 인수 재추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철회하기 전 투자자들에게 2025년까지 5억명의 일일 사용자와 132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할 경우 취할 첫 번째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계정을 되살리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위터는 지난해 1월 '폭력을 더 조장할 위험이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를 영구 중지한 바 있다.

머스크는 인수 재개 소식이 전해진 이날 트위터 인수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계획을 공개했다. 트위터 인수를 발판으로 '엑스(X)'라는 명칭의 새로운 슈퍼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머스크는 '엑스 앱'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을 제공할지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트위터 구매는 모든 것의 앱인 'X'를 만들어내는 촉진제"라며 "트위터 인수를 완료할 경우 엑스 개발 속도가 3∼5년 정도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과거 메시징, 상품 결제, 원격 차량 호출 등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는 슈퍼 앱이 필요하고 트위터가 중국의 위챗이나 틱톡처럼 많은 사용자를 거느린 소셜미디어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는 트위터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엑스홀딩스라는 지주회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머스크의 말바꾸기가 계속될 수도 있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인사이더인텔리전스의 재스민 엔버그 애널리스트는 "거래가 차질 없이 성사되더라도 트위터의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이번 사건으로 배운 것은 머스크는 예측할 수 없고 상황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